‘볼넷-안타-끝내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KIA, 진짜 살아난 줄 알았는데…또 무너진 정해영, 마무리 문제 어떡하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살아난 듯 보여서 믿었건만, 결국 또 발등이 찍히고 말았다. KIA 타이거즈 이야기다.
KIA 정해영은 지난달 31일 경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했으나 ⅔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 투수가 됐다.

정해영은 팀이 6-4로 앞선 9회 말 마무리를 위해 출격했다. 첫 타자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고, 앤드류 스티븐슨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장진혁을 삼진 처리하며 승리까지 한 걸음만 남겨 뒀다.
그런데 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황재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장성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1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그리고 이날 득점권에서 유독 부진하던 김상수에게 던진 8구 슬라이더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가 됐다. 경기가 6-7 역전패로 끝났다.
2아웃까지 잘 잡고 와르르 무너지면서 정해영은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성적은 52경기 54이닝 2승 7패 26세이브(7블론) 평균자책점 4.17이다. 마무리 투수가 팀 내 최다패 공동 1위다.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까지 KIA의 ‘철벽 마무리’로 활약한 정해영은 올해 부침에 시달렸다. 전반기 내내 출루 허용이 잦아 불안감을 노출하더니, 후반기 첫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1(7이닝 7실점 6자책)로 무너져 내렸다.
특히 15~1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각각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기록했고,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범호 KIA 감독은 “지금은 열정을 갖고 던져야 할 때다. 그런 부분에서 더 책임감을 갖고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복귀 일정에 관해서도 “딱 정해진 건 없다. 앞으로 열정을 보여준다면 열흘 뒤에 안 올릴 이유가 없지만, 그냥 별생각 없이 시간을 보낸다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간 심하게 흔들린 정해영을 향한 호된 질책이었다.
정해영은 열흘을 채우고 27일 1군에 돌아왔다. ‘충격 요법’이 효과를 봤는지 복귀 직후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콜업 당일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회 말 중간 계투로 나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했다.

다음날에는 4점 차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라왔다. 연투 상황임에도 상대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정리하고 팀의 10-6 승리를 완성했다. 올 시즌 문학에서 유독 흔들렸던 정해영이라 더 인상적인 투구였다.
이에 이범호 감독은 이번 KT전을 맞아 2점 차 세이브 상황에서 다시금 정해영을 투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믿는 도끼에 또 발등을 찍히며 뼈아픈 패배를 기록했다.

이 패배로 KIA의 올 시즌 성적은 57승 4무 61패(승률 0.483)가 됐다. 5위 삼성 라이온즈(63승 2무 60패)와의 격차는 3경기 반이다. 이대로 가다간 ‘디펜딩 챔피언’이 가을야구도 못 가는 굴욕에 직면할 판이다.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08로 리그에서 2번째로 나쁘다. 정해영과 함께 이적생 조상우가 나란히 부진한 것이 뼈아픈 상황이다. 그나마 전상현과 성영탁이 분전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중과부적’이다. 정해영이 살아나지 않으면 희망은 점점 옅어질 것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