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한국 돌아올 것"이라던 '쿠동원' 쿠에바스, 대만야구 역사상 최악 불명예 기록 남기고 3G 만에 방출 …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KT 위즈에서 장수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던 '쿠동원' 윌리엄 쿠에바스가 대만 진출 3경기 만에 방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대만 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는 8월 31일 외국인 선수 등록 마감을 앞두고 쿠에바스를 방출했다. 중신 유니폼을 입은 지 한 달여만의 일이다.
KT 통합우승 이끈 '쿠동원', 7시즌 동행 마치고 결별
쿠에바스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장수 외국인 선수였다. 2019년 KT에 처음 합류한 뒤 총 7시즌(2019~2015) 활약하며 통산 149경기 55승 45패 평균자책점 3.93, 872⅓이닝 탈삼진 704개 등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2021년 쿠에바스는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 선발투수로 나서서 7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당시 쿠에바스는 108구를 던진 뒤 이틀 휴식 후 나선 타이브레이커에서 99구 역투를 펼쳐 '쿠동원(쿠에바스+최동원)'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7⅔이닝 1실점 호투로 팀에 승리를 안기며 KT의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2022년 부상으로 잠시 KT를 떠났던 쿠에바스는 2023년 다시 KBO 무대로 돌아와 12승 무패라는 인상적인 성적으로 승률왕에 오르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지난해부터 내리막은 시작됐다.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주춤했던 그는 올해 KT서 18경기 3승 10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결국 KT는 7월 11일 패트릭 머피를 영입하며 쿠에바스를 웨이버 공시, 장수 외국인 투수와 결별을 알렸다.

KT서 방출 후 곧바로 대만 진출...3경기 평균자책점 15.26 부진 끝 방출
멕시코, 대만 등에서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쿠에바스는 빠르게 새 팀을 구했다. 지난 7월 26일 중신 브라더스에 합류한 그는 8월 16일 푸방 가디언스전부터 1군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처참했다. 데뷔전서 2⅓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 쿠에바스는 8월 23일 타이강 호스크전서 3⅔이닝 4피안타 3실점(1자책)으로 2경기 연속 흔들렸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던 지난달 29일 웨이취안 드래곤스전에서 쿠에바스는 1⅔이닝 8피안타 8실점(7자책)으로 최악투를 펼쳤다. 대만 매체 'UDN(United Daily News, 유나이티드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CPBL 역사상 첫 3경기 선발 등판에서 8이닝 미만을 소화하며 16실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쿠에바스가 최초다.
대만 역사상 최초의 불명예 기록을 남긴 쿠에바스는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15.26(7⅔이닝 16실점 13자책)의 초라한 성적으로 재기에 실패했다.

"어떤 모습으로든 곧 돌아올거야"라던 쿠에바스, 현역 연장 기로
쿠에바스는 KT를 떠나며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위즈TV'를 통해 “선수나 코치일지, 구단 직원일지, 아니면 관중석의 팬일지도 모르지만, 조만간 한국에 돌아오겠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선수로서 커리어를 이어 나가며 KBO리그에서 재취업 기회가 있다면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만에서의 참혹한 실패는 현역 선수로서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대로라면 쿠에바스가 약속했던 '한국 복귀'는 선수가 아닌 다른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

사진=KT 위즈 제공, 중신 브라더스 공식 SNS, 유튜브 'kt wiz - 위즈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