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위→4위’ 우리가 알던 ‘홈런 군단’ SSG의 위용이 조금씩 나온다…하지만 팀 득점은 8위, 타선의 짜임새는 여전히 숙제

[SPORTALKOREA] 한휘 기자= ‘홈런 군단’ SSG 랜더스의 모습이 조금씩은 돌아오는 모양새다. 다만 부족한 짜임새라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SSG는 지난달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10-8로 이겼다. 이로써 3연전을 2승 1패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한 SSG는 시즌 61승(4무 58패)째를 거두고 3위 수성에 성공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2회 류효승의 적시 2루타와 이지영의 투런포(3호)가 터졌고, 3회 한유섬의 적시타를 더해 4-0으로 앞서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4회에 한 점을 주더니 5회에만 홈런 3개를 얻어맞고 7점을 헌납해 승부가 뒤집혔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가라앉았으나 SSG는 되살아났다. 5회 말 고명준이 추격의 스리런 홈런(11호)을 터뜨리며 1점 차까지 쫓아갔다. 그리고 6회 말 박성한의 역전 투런포(6호)로 리드를 되찾아 왔고, 류효승의 적시 2루타를 더해 2점 차로 도망갔다.
SSG는 김민-노경은-조병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전부 투입해 승리를 지켜냈다. 하마터면 질뻔한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3위 자리도 지켜낸 터라 기쁨이 배가됐다.

무엇보다도 SSG답게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점이 인상적이다. 처음 앞서갈 때는 이지영의 홈런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역전당한 직후에는 고명준의 홈런이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박성한의 대포가 방점을 찍었다. SSG다운 야구였다.
SSG는 과거 SK 와이번스 시절 김용희-트레이 힐만 감독을 거치며 ‘빅볼의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타자에게 유리한 홈구장의 특색을 살려 홈런을 뻥뻥 때려내는 이미지가 강했다. 최정을 중심으로 힘 좋은 타자들이 대거 포진했다.
실제로 김용희 감독이 부임한 2015년을 기점으로 팀 홈런 순위에서 5위 아래로 처진 적이 한 번도 없다. 팀명이 SSG로 바뀐 2021시즌부터는 3년 연속으로 팀 홈런 1위를 차지했다. 홈런 하면 SSG, SSG 하면 홈런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팀 홈런 순위에서 4위(152개)로 처지며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 이는 올해 더 심해졌다. 7월까지 SSG 타선은 리그 최약체 수준으로 굴러떨어졌다. 팀 타율(0.244)과 팀 OPS(0.673), 팀 득점(393득점)까지 죄다 9위로 추락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장타 관련 지표였다. 문학을 홈으로 쓰는 데도 팀 홈런 7위(70개)에 팀 장타율은 9위(0.350)에 그쳤다. 10위 키움 히어로즈(0.346)의 홈인 고척스카이돔이 타자에게 비교적 불리한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 꼴찌’나 다름 없었다.
타선의 핵심인 최정과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주춤한 점, 한유섬이 예전과 같은 파워를 보여주지 못하는 점 등이 원인으로 꼽혔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다 안 됐다. 자연스레 강병식 타격코치를 향한 책임론이 따라왔다.

그나마 8월 들어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8월 SSG의 팀 타율(0.273)과 팀 OPS(0.745)는 각각 4위, 5위로 상당히 개선됐다. 특히 팀 홈런(27개)이 4위로 치고 올라온 것이 고무적이다.
경기당 홈런 개수도 7월까지 0.71개였던 것이 8월 1.08개로 유의미하게 늘었다. 맹타를 휘두르는 에레디아와 류효승이라는 ‘깜짝 스타’의 발굴 등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여기에 기존 강점이던 마운드가 더해지며 3위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다만 만족하긴 이르다.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리그 평균을 조금 웃도는 정도다. 전성기 SSG의 ‘핵타선’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더구나 월간 팀 득점은 106점으로 고작 8위다. 지표는 나아졌으나 짜임새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가을야구를 하고자 한다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