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전 전설 소환’ 판사님의 43호 홈런 작렬! 그런데 경쟁자는 5G 연속 무안타…MVP 경쟁 다시 불붙는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아메리칸리그(AL) MVP 경쟁은 올 시즌 끝까지 치열하게 이어질 듯하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첫 타석부터 저지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0-2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화이트삭스 선발 투수 마르틴 페레스의 3구 커터를 기다렸다는 듯 통타했다. 좌중간으로 뻗은 타구는 그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43호 홈런.

이 홈런은 저지의 MLB 통산 358번째 홈런이다. 이로써 양키스 역사상 최고의 포수로 불리는 ‘전설’ 요기 베라와 함께 양키스 통산 홈런 공동 5위에 자리했다. 베라의 마지막 홈런이 1963년에 나왔으니 무려 62년 전 전설을 소환한 셈이다.
현재 양키스 통산 홈런 4위에 자리한 선수는 56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보유한 조 디마지오로, 361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현재 페이스라면 올 시즌 안에 디마지오를 넘어 단독 4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저지의 타격감은 경기 내내 훌륭했다. 3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펜스를 직격하는 중전 2루타를 날렸다. 뒤이은 코디 벨린저의 2루타를 틈타 홈을 밟으며 1-1 동점 상황을 깨는 팀의 2번째 점수를 올렸다.
5회 초에는 우전 안타까지 때려내며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만 모자란 빼어난 성적을 남기고 전부 달성했다. 저지의 3안타 경기는 7월 12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 이후 한 달 하고도 반 만이다. 팀이 2-3으로 지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저지 개인의 활약은 모자람이 없었다.

이날 맹타를 휘두르며 저지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24 43홈런 97타점 OPS 1.117이 됐다. 홈런과 타점 모두 AL 2위지만,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0.674), OPS 등 ‘비율 지표’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린다.
지난해 저지는 올해와 비슷하게 출루율과 장타율, OPS 모두 1위를 석권했다. 여기에 58개의 홈런과 144타점까지 AL 1위를 달렸다. 당연히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역사적인 시즌도 저지의 활약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비율 지표와는 달리 누적 지표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남기고 있는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의 존재 때문이다. 랄리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40 50홈런 107타점 OPS 0.932다.
홈런과 타점을 제외하면 저지의 ‘낙승’이다. 하지만 코너 외야수인 저지와 달리 랄리는 수비 부담이 큰 포수다. 포수가 한 시즌 50홈런을 쳐낸 것은 MLB 역사상 랄리가 처음이다. 당연히 MVP 수상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여기에 저지가 팔꿈치 부상 여파로 이날 경기 전까지 월간 타율 0.218(78타수 17안타) 5홈런 11타점 OPS 0.856으로 주춤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최근 MLB.com이 패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MVP 모의 투표에서 저지는 2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랄리가 50홈런 달성 후 최근 5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며 상황이 또 달라지고 있다. 결국 남은 시즌에 랄리와 저지가 각기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기자단의 표심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MVP 경쟁은 끝까지 이어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