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손자였길"…2부 이적설·대표팀 탈락 아픔 딛고, 황희찬 243일 만에 골 폭발→추모 …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황희찬이 오랜만에 리그에서 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그의 발끝에서 나온 득점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30일(한국시간)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에서 에버턴에 2-3으로 패했다. 개막 후 3연패 수렁에 빠졌지만, 황희찬의 골은 값진 위안이었다.

전반 7분 베투에게 선제골을 내준 울버햄튼은 곧장 황희찬의 동점골로 응수했다. 마샬 무네트시의 낮은 크로스를 침착하게 마무리한 그는 올 시즌 첫 골이자 무려 243일 만의 리그 득점을 기록했다. 득점 직후 황희찬은 두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하며 며칠 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를 기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사실 황희찬은 이미 지난 25일, 조부상 직후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애틋한 마음을 전한 바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든든했던 할아버지, 항상 옆에서 지켜주고 올바른 길을 가르쳐 주시던 분… 그런 분이 내 할아버지라는 게 자랑스러웠다”며 “대표선수로서 조금이나마 기여했던 부분에서 할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손자였길 바란다. 이제 편안히 쉬시길, 일 잘 마무리하고 금방 갈게”라고 적었다. 팬들은 그의 진심 어린 고백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비록 울버햄튼은 일리망 은디아예와 키어런 듀스버리 홀에게 연속 실점을 내주며 끌려갔고, 후반 막판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황희찬의 득점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였다.

최근 황희찬은 지난 시즌 후반부터 흔들린 입지, 올 시즌 초반 교체 출전만 이어지며 불거진 이적설, 그리고 대표팀 승선 탈락까지 겹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여기에 할아버지의 별세라는 아픔까지 겹쳤지만 그는 귀국 대신 경기를 선택했고 결국 의미 있는 골을 만들어냈다.
243일 만에 터진 골은 단순한 부활의 신호탄을 넘어,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께 바치는 특별한 헌정포였다.
사진= 울버햄튼 원더러스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