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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젖은 화약” 비판 직면한 한화 방망이, ‘팀 타율 뒤에서 2등→15이닝 무득점’ 충격…채은성·리베라토 공백 어쩌나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관리자 0 23 08.31 12:00

[SPORTALKOREA] 한휘 기자= 갈길 바쁜 한화 이글스에 채은성과 루이스 리베라토의 공백은 너무나도 크게만 느껴진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0-4로 졌다. 이 패배로 ‘루징 시리즈’를 확정한 한화는 시즌 50패(70승 3무)째를 떠안으며 선두 LG 트윈스(76승 3무 45패)와의 격차가 5경기 반으로 벌어졌다.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6이닝 2실점으로 분전했으나 타선이 깊은 잠에 빠졌다. 삼성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1회와 2회 연달아 병살타가 나오며 찬물을 끼얹었고, 6회까지 후라도의 투구 수가 단 76개일 정도로 카운트 싸움도 안 됐다.

한화는 이미 전날(29일) 경기에서도 2회까지 3점을 뽑고 3~9회 내내 타선이 침묵해 3-5 역전패를 헌납한 바 있다. 그런데 오늘은 아예 9이닝 내내 점수가 없었다. 15이닝 연속 무득점이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썼다.

사실 한화는 기본적으로 타선보다는 마운드의 힘으로 좋은 성적을 내온 팀이다. 올 시즌 팀 타율(0.259) 7위, 팀 홈런 5위(99개), 팀 타점 공동 7위(513타점), 팀 득점 7위(552득점), 팀 OPS 공동 6위(0.716) 등 대다수 지표가 리그 평균에 못 미친다.

이미 예전부터 더 높은 순위로 도약하려면 타선이 힘을 내야 한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런데 특별한 반등 요소 없이 악재가 겹쳤다. ‘주장’ 채은성과 대체 외국인 루이스 리베라토가 연이어 자리를 비웠다.

채은성은 지난 25일 왼쪽 발가락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큰 문제는 아니나 통증 관리차 휴식이 필요해 엔트리에서 빠졌다. 여기에 29일에는 리베라토마저 수비 도중 입은 어깨 부상이 악화해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일찌감치 엔트리에서 빠진 채은성은 이번주 내내 결장했고, 리베라토도 출전한 26~27일 경기에서 어깨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라 안타 없이 침묵했다. 사실상 이번 주 내내 이 둘 없이 경기를 치른 셈인데, 그 영향은 기록으로 드러났다.

한화는 이번 주 5경기에서 팀 타율 9위(0.222), 득점 공동 8위(18득점), OPS 9위(0.609)로 끔찍한 생산성을 보인다. 채은성과 리베라토가 사라지니 안 그래도 불안하던 타선이 순식간에 리그 최하위권으로 굴러떨어졌다.

중심 타선에서 이 둘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3번 타자로 나서는 문현빈은 2번 리베라토-4번 노시환 사이에서 ‘우산 효과’를 받으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 실제로 리베라토가 경기를 온전히 소화한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홈런 포함 2안타로 펄펄 날았다.

그런데 리베라토의 공백이 시작된 27일부터는 타율 0.133(15타수 2안타)에 볼넷 1개, 2루타 1개에 그칠 정도로 부진하면서 우산이 찢어진 여파를 정면으로 얻어 맞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영향도 있다고는 하나 낙폭이 너무 크다.

채은성이 사라진 5번 타순은 더 심각하다. 이번 주 타율 0.156(19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OPS 0.474로 10개 구단 동 타순에서 타율 최하위, OPS 9위로 처진다. 손아섭이 7타수 무안타로 부진하고, 이진영은 타율은 0.250(12타수 3안타)에 홈런도 있으나 삼진이 8개나 된다.

이러다 보니 한화 3~5번 타순은 이번 주 타율 0.232(56타수 13안타) OPS 0.712로 ‘중심 타선’ 역할을 못 하는 실정이다. 타점도 고작 7점에 그친다.

아울러 채은성과 리베라토의 포지션에서 공백을 메우는 선수들의 경기력도 좋지 않다. 1루수의 경우 그간 준수한 활약을 펼치던 김태연이 금주 타율 0.214(16타수 3안타)로 부진하다. 이에 김인환이 종종 기회를 잡고 있으나 애초에 올 시즌 성적이 타율 0.087(23타수 2안타)에 그쳐 기대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중견수 자리도 문제다. 이른바 ‘달의 남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원석이 계속해서 기회를 얻고 있으나 이번 주 타율은 0.083(12타수 1안타)에 그친다. 올 시즌 성적도 타율 0.183 4홈런 20타점 OPS 0.573으로 냉정히 말해 ‘낙제점’이다.

이런 모습을 두고 한화 팬들도 답답함을 토로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물 젖은 화약 처럼 터지질 않는다”, “2위 팀의 타선이 아니다”라는 등의 날선 반응이 줄을 잇는다.

물론 채은성과 리베라토가 돌아오면 어느 정도 해결될 문제지만, 내년과 내후년, 그 뒤를 생각해서라도 언제까지고 그 둘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진정 강한 팀은 소위 ‘뎁스’가 좋은 팀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김경문 한화 감독은 과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시절 젊은 야수를 발굴해 키워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 이력이 있다. 올해도 문현빈의 잠재력을 꽃피우는 등의 성과도 있지만, 아직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뉴페이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뉴시스,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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