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행 ‘충격요법’ 통했나? 연투에도 흔들리지 않은 구원왕…‘아픔의 땅’ 문학에서 삼자범퇴, 드디어 제 모습 찾는 걸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지난해 구원왕에 오르며 KIA 타이거즈의 우승을 견인한 정해영이 드디어 제 모습을 찾기 시작한 걸까.
정해영은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 9회 말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정해영은 10-6으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3-4-5번 중심 타선을 만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첫 타자 최정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은 뒤 기예르모 에레디아도 1루수 땅볼로 정리했다. 이어 류효승을 5구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모처럼 깔끔한 투구가 나왔다. 정해영이 마지막으로 삼자범퇴로 이닝을 정리한 것은 지난 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했을 때 이후 4경기 만이다.
정해영은 이번 시리즈 전까지 후반기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1(7이닝 7실점 6자책)이라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달부터 블론세이브가 조금씩 늘어나더니, 15~1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각각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기록하고 무너졌다.

결국 하루 뒤인 1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범호 KIA 감독은 정해영을 2군으로 보낸 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열정을 갖고 던져야 할 때다. 그런 부분에서 더 책임감을 갖고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16일) 게임은 우리가 이기면 오늘 연승을 만들 수 있는 분위기여서 꼭 잡았어야 했는데, 만루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보직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던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복귀 일정에 관해서도 “딱 정해진 건 없다. 앞으로 열정을 보여준다면 열흘 뒤에 안 올릴 이유가 없지만, 그냥 별생각 없이 시간을 보낸다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간 심하게 흔들린 정해영을 향한 호된 질책이었다.
사실 이미 7월까지도 정해영은 안정감 있는 마무리 투수와는 거리가 있었다. 피안타율과 피OPS가 각각 0.307 0.778로 높았고, WHIP(이닝당 출루 허용)도 1.55에 달했다. 8월의 부진은 그간의 불안 요소가 터져 나온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말소 시점에서 평균자책점은 3.86까지 폭등했다.

다행히 2군행이 득이 된 것일까. 정해영은 지난 27일 1군에 돌아온 후 SSG 원정 2경기에 내리 등판하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27일 경기에서는 0-0 동점이던 7회 초에 마무리 투수가 아니라 일반 중간 계투로 나와 눈길을 끌었고, 안타 하나를 맞았으나 더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더니 이번 경기에서 연투를 펼치는 와중에도 9회를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하며 팬들에게 다시금 희망을 안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올 시즌 정해영은 그간 3번의 랜더스필드 등판에서 매번 실점을 허용할 정도로 문학에서의 성적이 나빴는데, 이번 2경기에서 연달아 무실점을 기록한 점도 고무적이다.

KIA는 정해영의 반등이 절실하다. 올 시즌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05로 리그에서 2번째로 높다. 정해영이 흔들리는 가운데 조상우마저 부진에 시달려 고민이 깊다. 지난달 말 최원준과 이우성 등을 NC 다이노스로 보내며 김시훈과 한재승을 급히 수혈한 이유이기도 하다.
29일 현재 KIA는 리그 8위에 머물러 있다. 5위 KT 위즈와의 격차는 2경기 차로 크지 않다. 이런 가운데 정해영이 지난해 구원왕을 차지할 당시 모습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KIA도 ‘디펜딩 챔피언’이 가을야구도 못 가는 굴욕을 피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