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 올해는 틀렸어” MLB.com도 인정한 MVP 후보 ‘1순위’는 랄리…“역사상 이런 공수 조화는 없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미국 현지의 메이저리그(MLB)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올해 아메리칸리그(AL) MVP는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가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대두되고 있다.
MLB 네트워크에 칼럼을 기고하는 분석가 앤서니 캐스트로빈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MLB.com을 통해 ‘지금으로서는 랄리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MVP를 받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캐스트로빈스는 “저지는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모두 1위를 달린다. 리그 환경을 고려해 OPS를 조정했을 때 저지는 평균적인 타자의 2배 수준의 생산성을 자랑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올해는 (MVP 수상은) 틀렸다”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랄리가 더 MVP가 될 자격을 갖췄다”라며 “야수진에서 포수만큼 중요한 포지션은 없을뿐더러, 여전히 현대의 지표로도 좋은 포수의 가치를 온전히 드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랄리가 보이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팬그래프스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저지는 7.5, 랄리는 7.3으로 사실상 동률”이라고 강조한 캐스트로빈스는 “저지의 OPS가 1.7이나 높은데도 WAR이 비슷하다는 것은 랄리도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해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랄리의 올해 활약상을 분석한 뒤 “역사적으로 공수에서 이렇게 가치 있는 조화로움을 보인 사례를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이것은 이 중요한 포수라는 포지션에서 랄리가 만들어낸 역사에 대한 감사”라고 추켜세웠다.

실제로 랄리가 최근 들어 기어를 다시 끌어 올리며 MVP 수상 가능성을 키웠다. 당장 지난 27일 MLB.com이 37명의 전문가 패널을 통해 진행한 모의 투표에서도 1위표 22장을 받은 랄리가 15장에 그친 저지를 제치고 1위로 나섰다.
그만큼 랄리의 올해 활약상이 역사에 남을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랄리는 나쁘지 않은 타격과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갖춘 포수였다. 그런데 올해 수비가 조금 안 좋아진 것을 대가로 삼았는지 타격에서 엄청난 발전을 일궈냈다.

29일 현재 랄리의 성적은 타율 0.244 50홈런 107타점 OPS 0.939다. 타율이 조금 낮긴 해도 출루율(0.351)이 준수한 데다, 무엇보다도 어마어마한 홈런 개수가 눈에 띈다. MLB 전체 홈런 1위를 질주 중이며, 타점도 AL 1위다.
특히 지난 2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첫 타석부터 대포를 가동하며 MLB를 누빈 포수들 가운데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50홈런 고지를 정복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60홈런까지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렇게 랄리가 날아오르는 사이 저지는 팔꿈치 부상의 여파인지 다소 주춤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타율 0.323 41홈런 95타점 OPS 1.106이라는 독보적인 비율 지표를 과시한다. 순수 타격만 놓고 보면 ‘50홈런’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랄리가 저지를 넘기 힘들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부담이 매우 큰 포수로 나서면서 지금과 같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캐스트로빈스의 말처럼 타격에서 저지가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WAR이 비등하다는 것이 랄리의 가치를 증명한다.
물론 아직 정규시즌은 한 달가량 남았다. 그사이 랄리와 저지가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기자단의 표심이 갈릴 것이다. 다만 확실한 사실 한가지는, 50홈런 고지를 먼저 밟은 랄리가 이미 적잖은 지지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