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질 아니었어?’ KIA 한국시리즈 우승 외인, 697일 만에 ‘최악투’…홈런 4방 맞고 8실점 ‘와르르’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 시즌 호투를 이어 오던 KIA 타이거즈 출신 좌완 투수가 메이저리그(MLB) 복귀 후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릭 라우어는 28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⅔이닝 10피안타(4피홈런) 4탈삼진 8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1회 시작부터 바이런 벅스턴에게 리드오프 홈런(26호)을 맞고 흔들렸다. 그나마 이어진 1사 2루 위기는 무실점으로 넘겼고, 2회에는 중견수 돌튼 바쇼의 호수비 덕을 보며 점수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3회 다시 만난 벅스턴에게 연타석 솔로포(27호)를 맞고 실점했다.
흔들린 라우어는 2사 후 루크 키셜에게도 솔로 홈런(4호)을 내주며 3번째 점수를 허용했다. 이어 브룩스 리의 타구를 바쇼가 다시 호수비로 건져냈고, 3회 말에는 타선이 3-3 동점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4회 초 2사 1루에서 에드워드 줄리엔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고, 이어 포수 타일러 하이네만의 송구 실책이 겹치며 줄리엔이 홈을 밟아 순식간에 2점을 더 내줬다. 이어 벅스턴의 땅볼 때 유격수 보 비솃의 송구 실책이 나와 주자가 2루로 나갔고, 라이언 제퍼스의 적시타로 한 점이 더 나왔다.
라우어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이번에도 2사 후가 문제였다. 리에게 좌월 솔로포(14호)를 맞더니 코디 클레멘스에게 안타를 맞고 결국 강판당했다. 이어 등판한 토미 낸스가 로이스 루이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라우어의 실점은 8점으로 늘었다.

그나마 토론토가 8회 말 3점을 몰아쳐 9-8 역전승을 거둔 덕에 라우어의 패전은 사라졌다. 하지만 라우어 이후 불펜 투수 4명이 미네소타 타선을 상대로 한 점도 더 주지 않으며 더욱 아쉬운 투구로 남게 됐다.
올 시즌 최악의 투구다. 라우어는 5월 1일 토론토 로스터에 합류한 뒤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 3점에 불과했다. 1경기 8실점은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이던 2023년 10월 1일 시카고 컵스전(4이닝 9피안타 8실점) 이후 697일 만이다.

라우어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밀워키를 거치며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두 팀에서 6시즌을 뛰며 통산 120경기 596⅔이닝 36승 37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고, 특히 중요한 경기마다 LA 다저스의 발목을 잡는 ‘다저스 킬러’로 유명했다.
그런 라우어가 지난해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승을 노리던 KIA가 마지막 퍼즐로 8월 6일 영입했다. 하지만 기대치에 비해 성적은 평범했다. 정규시즌 7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4.93(34⅔이닝 19실점)에 그쳤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3차전 원정 경기에서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선전했으나 패전 투수가 됐다. 그래도 KIA가 우승을 차지하며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의 활약 부족 탓에 재계약에는 실패했고, 토론토와 마이너 리그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불펜에서 준수한 성적을 보이더니 대체 선발로 로테이션에 합류, 아예 한 자리를 꿰찼다. 평균자책점이 한때 2점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이달 들어 경기마다 심한 기복을 보이며 조금씩 균열이 나고 있다. 여기에 이번 등판에서 무너지면서 평균자책점이 급등했다. 그래도 그간 잘 던진 덕에 시즌 성적은 21경기(15선발) 8승 2패 평균자책점 3.21(92⅔이닝 35실점 33자책)로 아직 준수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