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의 몰락…'4부' 그림즈비에 패한 맨유, '눈치 無' 아모링은 "최고의 팀이 이겼다"

[SPORTALKOREA] 배웅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가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맨유는 28일(한국시간) 영국 클리소프스 블런델 파크에서 열린 그림즈비 타운 FC와 2025/26 카라바오컵 2라운드(32강)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11-12로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공식 기록은 무승부로 남지만 치욕적인 결과임에는 변함이 없다. 맨유는 디오구 달로, 해리 매과이어, 파트리크 도르구, 마누엘 우가르테, 마테우스 쿠냐, 아마드 디알로, 베냐민 셰슈코 등 주축이 대거 출전하고도 그림즈비에 고전했다.
전반 22분과 30분 각각 찰스 버넘과 타이렐 워렌에게 실점을 허용한 맨유는 후반 30분과 44분 각각 브라이언 음뵈모와 매과이어의 득점으로 균형을 맞췄다. 승부차기에서는 1번부터 11번까지 모든 키커가 나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그림즈비는 3번 키커 클라크 오두오르가 실축한 가운데 맨유는 쿠냐(5번)와 음뵈모(13번)가 놓쳤다.
맨유가 잉글리시 풋볼 리그(EFL) 리그 2(4부 리그) 팀에 패한 건 1878년 창단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2014/15 캐피탈 원 컵(現 카라바오컵) 2라운드에서 밀턴킨스 던스 FC를 만나 0-4로 패한 적 있기는 하나 당시 상대는 EFL 리그 1(3부 리그)에 속해있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후벵 아모링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충격적이다.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이런 순간에는 우리 모습을 보여야 했다. 스물 두명의 선수를 모두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며 "0-2로 뒤지던 경기를 따라잡은 건 중요하지 않다. 최고의 팀이 이겼고, 그림즈비는 하나가 된다면 최고의 선수들 상대로도 이길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공간을 내준 게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완전히 길을 잃었고, 열의 없이 경기에 임했다. 설명하기 어렵다.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 오는 주말 경기(번리전) 이후 2주 휴식기가 있다.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