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문제가 아니었다! SF '굴러들어온 골칫거리' 데버스 합류 이후 23승 37패, 리그 29위로 추락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가을 야구 실패 원인은 이정후가 아니었다. 라파엘 데버스 트레이드가 팀의 모든 것을 바꿨다.
지난 6월 16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는 41승 31패(승률 0.577)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2위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FA로 영입했던 윌리 아다메스가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음에도 거둔 성적이었기에 그마저 살아난다면 와일드카드를 통한 가을 야구 진출은 충분해 보였다.

이때 샌프란시스코는 위험한 승부수를 띄웠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프런트와 마찰을 빚어 골칫거리로 전락한 데버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 당시 보스턴은 뛰어난 유망주를 받는 것보다 데버스를 처리하는 부분에 집중했고, 샌프란시스코는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그를 영입할 수 있었다.
데버스가 이정후의 동료가 되면서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동안 이들은 FA 시장에서 만년 2위에 머무르며 대형 선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지안카를로 스탠튼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애런 저지 영입전에서도 진심을 다했지만 패했다. 그런데 '젊은 거포' 데버스가 쉽게 넘어오다 보니 당연히 만세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종전까지 데버스는 해마다 30홈런-100타점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타자로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그의 나이는 고작 28세로 향후 4~5시즌은 전성기를 보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천하의 오라클 파크는 데버스도 감당하기 힘든 '투수 친화' 구장이었다. 게다가 허리 부상까지 겹치며 그의 성적은 낭떠러지까지 떨어졌다. 기대했던 홈런포는 등장하지 않았고, 그는 60경기에서 타율 0.226 10홈런 26타점 OPS 0.742에 그쳤다. 보스턴에서 올렸던 타율 0.272 15홈런 58타점 OPS 0.905와 비교하면 분명 한참 떨어지는 성적이었다.
설상가상 샌프란시스코는 데버스와 함께 팀 성적까지 추락했다. 반대급부로 주전급 선수를 내주지 않았음에도 내리막길을 걸었고, 결국 트레이드 데드 라인을 앞두고 5할 승률도 깨졌다. 일찌감치 시즌 포기를 선언했고, 카밀로 도발, 타일러 로저스 등 필승조 불펜을 모두 팔았다.
지난 27일 기준 샌프란시스코는 데버스 합류 이후 60경기에서 23승 37패를 기록했다. 이는 워싱턴 내셔널스(23승 38패) 다음으로 좋지 않은 성적이며, MLB 최하위에 위치한 콜로라도 로키스(24승 37패)보다 떨어지는 성적이다.

반대로 데버스를 보낸 보스턴은 엄청난 상승세를 탔다. 37승 24패를 기록하며 해당 구간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기정사실화됐다. 게다가 데버스의 연봉 반값으로 리그 최고 유망주 로만 앤서와 연장 계약을 체결해 또 다른 득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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