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7억' 갖다 부었는데...아모링, 텐하흐 '시즌 2'인가→대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현실자각' 발언 "우린 …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우리는 아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같은 강도 높은 경기를 소화한 뒤 프리미어리그를 치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후벵 아모링 감독의 내놓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현주소다.
맨유는 지난 시즌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결정적 패착은 에릭 텐하흐 감독을 끝까지 믿은 선택이었다. 구단은 당초 2023/24시즌 부진을 이유로 경질을 검토했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감안해 연임을 결정했다.

이는 최악의 악수가 되고 말았다. 맨유는 시즌 초반부터 무기력한 경기력을 이어갔고, 위기감을 느낀 구단은 뒤늦게 후반기에 텐하흐 감독을 경질했다. 그 자리를 채운 이는 아모링 감독이었지만, 기대와 달리 반등은 없었다.
아모링 체제에서도 성과는 초라했다. FA컵 16강 탈락, 카라바오컵 8강 탈락으로 자국 토너먼트 대회에서 인상적인 결과를 남기지 못했다. UEFA 유로파리그 역시 토트넘 홋스퍼 FC에서 0-1으로 패배해 분루를 삼켰다. 설상가상 PL 성적은 더 처참했다. 무려 15위에 그치며, 유럽 대항전은커녕 강등 가시권에 진입했다.

이는 숫자만 놓고 봐도 구단 수치에 깊게 남을 기록이다. PL 출범도 훨씬 전인 1973/74시즌(당시 21위) 이후 가장 나쁜 성적표였다.
그럼에도 구단은 아모링 감독에게 신뢰를 보냈다. 그 역시 명가 재건을 꿈꾸며 대대적인 개혁에 들어갔다.

우선 대표적으로 공격진을 전면 개편했다. 부진했던 라스무스 호일룬, 조슈아 지르크지를 대신해 마테우스 쿠냐, 브라이언 음뵈모, 베냐민 셰슈코 삼격 편대를 구축했다. 이들의 이적료는 무려 2억 파운드(약 3,757억 원)나 달했다.
새 시즌을 시작한 만큼 맨유는 기대로 차올랐으나, 지난날의 악몽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아스널 FC와의 2025/26 PL 개막전에서 0-1 패배를 시작으로 직후 풀럼 FC전에서도 졸전을 펼치며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렇듯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결국 아모링 감독도 최근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그림즈비 타운 FC과의 카라바오컵 2라운드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솔직히 우리는 아직 UCL 같은 강도 높은 경기를 소화한 뒤 PL을 치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본다. 팀으로서 발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럽 대항전에 나서지 않는 게 오히려 팀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냐는 재차 질문에 아모링 감독은 "그렇다"고 콕 집으며, "지난 시즌에도 말했지만, 우리는 매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PL은 매우 경쟁적이다. 기반을 다져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결국 언젠가는 유럽 무대가 필요하고, 그래야 모든 선수들이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 거다"고 맨유의 현 상황을 받아들였다.
사진=후벵 아모링 페이스북,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