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우규민·선동열 줄줄이 소환, '칼날 제구' 원태인 9이닝당 볼넷 역대 최소 기록 '성큼'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고영표(KT 위즈)와 레전드 선동열을 뛰어넘어 새로운 역사를 써낼 기세다.
원태인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섰다.

1회 말 원태인은 선두 타자 정수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유찬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다음 타자 제이크 케이브를 병살 처리하며 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2회는 공 6개로 막아낸 원태인은 3회 삼진 2개를 솎아 내며 두산 타선을 윽박지르기 시작했다. 최고 구속 150km/h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체인지업 조합은 알고도 치기 어려운 구종이었다.
4회 역시 삼자범퇴로 처리한 원태인은 5회 2사를 잡고 박준순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어 김인태와 5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줘 1, 2루에 놓였다. 하지만 다음 타자 박계범을 투수 땅볼로 잡아내며 단숨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행운도 따랐다. 오명진의 잘 맞은 타구가 파울 라인에 아주 살짝 걸치면서 비디오 판독 결과 파울이 선언됐다.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이 항의를 이어가며 분위기가 묘해진 사이 그는 오히려 컨디션을 점검하고 구위를 가다듬을 수 있었다.
결국 오명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그는 정수빈을 좌익수 플라이, 이유찬을 삼진 처리하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6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경기를 펼친 그는 시즌 9승째를 챙겼다.

지난 2021시즌부터 삼성의 토종 에이스로 떠오른 원태인은 그동안 볼넷이 적은 투수는 아니었다. 150이닝 이상을 던졌던 최근 4시즌 평균 41.3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180도 달라졌다. ABS 존에 완벽하게 적응을 마친 듯 칼날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까지 136⅓이닝을 던진 원태인은 볼넷은 단 14개만을 내주며 9이닝당 볼넷 개수가 0.92개에 그친다. 종전까지 단일 시즌 규정 이닝을 채운 선수 중 9이닝당 역대 최소 볼넷 기록은 지난 2023시즌 고영표가 올린 0.98개다. 뒤를 이어 2015시즌 우규민(KT 위즈)이 1.00개, 1991시즌 선동열(전 해태 타이거즈)이 1.11개를 기록했다.
또 원태인은 평균자책점 커리어 하이 시즌에도 도전한다. 지난 2021시즌 3.06을 기록했던 그는 현재 평균자책점 3.17로 리그 전체 8위 국내 선수 3위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