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김광현 라이벌→국대 불펜→삼성서 방출' 해외파 베테랑 우완, 부활은 없었다...장필준, 키움서 1경기도 못 뛰고 퇴단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화려한 부활 드라마는 없었다. 베테랑 투수 장필준이 새 유니폼을 입은 뒤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키움 히어로즈를 떠났다.
뉴스1에 따르면 장필준은 키움 구단에 퇴단 의사를 전하고 팀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 구단은 장필준을 영입할 당시 그가 팔꿈치 부상 재활 막바지 단계였기 때문에 4~5월이면 실전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재활 훈련 도중 계속 팔꿈치 통증이 재발한 장필준은 결국 '구단을 떠나 개인적으로 치료를 받고 재활에 전념한 뒤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김광현 라이벌...미국 도전→국내 유턴→삼성 마무리→태극마크 화려한 이력
장필준은 북일고 시절 당시 안산공고 김광현(SSG 랜더스), 광주진흥고 정영일(전 SSG)과 함께 고교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유망주였다. 고교 졸업 후 프로팀이 아닌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그는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로 향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루키리그와 싱글A에서 통산 46경기 12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의 성적을 남긴 그는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루지 못하고 미국 독립리그와 호주리그를 거쳐 국내로 돌아왔다. 2015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 장필준은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2017년 삼성의 마무리를 맡은 장필준은 56경기 4승 8패 2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떠올랐다. 2018년(5승 5패 6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4.34)과 2019년(3승 3패 1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3.62)은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수확하는 등 삼성 불펜에 없어선 안될 존재로 활약했다.
뛰어난 활약은 국가대표 발탁으로 이어졌다. 2017년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단 그는 마무리 역할을 맡아 2경기(2⅓이닝) 1세이브 1홀드, 탈삼진 6개를 곁들인 무실점 짠물투로 한국의 준우승에 공헌했다.
이듬해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한 그는 4이닝 1실점 4탈삼진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누렸다.

부상과 부진으로 하락세…삼성 방출 후 키움행
하지만 2020년 이후 장필준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예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속적인 팔꿈치 문제로 등판 수가 줄어들었고, 성적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1군서 단 1경기 등판(⅓이닝 5피안타 5실점)에 그친 장필준은 시즌 종료 후 삼성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삼성에서 보낸 10시즌 동안 그는 통산 345경기 17승 29패 42세이브 47홀드 평균자책점 5.29, 399⅔이닝 348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했다.
연봉 4000만 원 계약했지만…단 1경기도 못 뛰어
삼성에서 방출된 장필준은 한 달 뒤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지난해 12월 5일 키움은 장필준과 연봉 4,000만 원에 계약을 맺으며 불펜 뎁스를 강화했다. 키움 구단은 "베테랑 장필준 영입으로 불펜진 뎁스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 내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당시 결혼식을 눈앞에 두고 있던 장필준은 "결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키움 구단이 큰 선물을 주신 것 같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라며 "젊은 투수들에게 솔선수범하는 선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비시즌 동안 철저히 준비해서 내년 시즌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각오와 달리 장필준은 키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키움 구단은 이르면 이번 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장필준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할 예정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 제공,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