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구속 159km 찍고 메이저리그 꿈꿨던 KIA 특급 불펜, ERA는 4.72까지 폭등...어쩌다 이렇게 몰락했나?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한때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뒤를 잇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혔던 조상우(KIA 타이거즈)가 FA를 앞두고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조상우는 지난 26일 인천 SSG 랜더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정규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6회 말 4번째 투수로 나섰다.

당시 양 팀은 5-6 살얼음판 승부를 펼치고 있었던 상황. 조상우가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준다면 충분히 역전도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조상우는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선두 타자 안상현에게 던진 145km/h 패스트볼이 한복판으로 몰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다음 타자 최정과는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으며,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 위기에 놓였다.
조상우의 난조가 이어지자, 이범호 KIA 감독은 곧바로 그를 내리고 좌완 최지민을 투입했다. 다행히 후속 투수가 2, 3루에 있던 주자를 한 명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으면서 조상우의 자책점은 '1'에서 멈췄다.

지난 201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출신인 조상우는 최고 구속 159km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였다. 구위만 좋은 것이 아니라 제구도 준수해 당시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는 그를 전천후 불펜 자원으로 기용했다.
지난 2014~15시즌 2년간 불펜 투수로 정규시즌에서만 무려 162⅔이닝을 던졌던 그는 혹사의 여파로 2시즌 동안 부상에 시달렸다. 하지만 곧바로 재기에 성공했으며, 2019~21시즌 무려 68세이브를 수확해 한국을 대표할 차세대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조상우는 44경기에서 6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이후 리빌딩을 진행 중이었던 키움은 FA까지 1년 남은 그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놨고, 장현식(LG 트윈스)의 공백을 메워야 했던 KIA가 2026시즌 신인 드래프트 1, 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 원을 주고 영입했다.

이번 시즌 조상우는 전반기까지 45경기에 나서 3승 5패 24홀드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하며 마당쇠 역할을 해냈다. 홀드는 리그 전체 1위였다. 마무리 정해영이 흔들리고 곽도규가 일찌감치 시즌 아웃 판정을 가운데 그마저 없었다면 초반부터 가을 야구 경쟁에서 손을 떼야 했다는 평도 나왔다.
그러나 후반기 13경기에서 조상우는 평균자책점 7.88(8이닝 7실점)로 급상승했다. 피안타율은 무려 0.400에 이르며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 역시 2.00에 달한다.
이대로라면 메이저리그 진출은 물론 FA 대박을 꿈꿨던 그의 원대한 계획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물론 KIA의 2년 연속 우승도 함께다.
사진=뉴스1, 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