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에서 가장 잘 훔치는 선수→가장 잘 흘리는 선수로, 데 라 크루즈 벌써 20번째 실책 기록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도루가 많았던 타자였던 엘리 데 라 크루즈(신시내티 레즈)가 리그에서 가장 실책을 많이 저지르는 선수로 전락했다.
데 라 크루즈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3번 타자-유격수로 나섰다.

이날 데 라 크루즈는 타선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치며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다만, 공격보다 더 큰 문제는 수비였다. 특히 6회 추격의 불씨를 끄는 심각한 실책을 저질렀다.
6회 말 유격수 수비를 보던 데 라 크루즈는 앤디 파헤스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캐치하지 못했다. 다리 사이로 공을 빠뜨린 그는 멍하니 흘러가는 공을 바라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데 라 크루즈의 실책으로 1, 2, 3루를 모두 채웠던 다저스 주자들은 2명이 홈으로 들어왔고, 스코어는 0-3에서 0-5로 벌어졌다. 다저스의 선발 투수가 팀에서 가장 기복이 있는 에밋 시핸이었고, 불안정한 불펜 상황을 고려하면 남은 이닝 충분히 역전을 노릴 수 있었으나 데 라 크루즈의 실책으로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

이번 실책으로 데 라 크루즈는 벌써 20번째 실책을 기록했다. 유격수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실책이며 최근 뉴욕 양키스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앤서니 볼피보다도 많다.
196cm의 장신 유격수인 데 라 크루즈는 현역 메이저리그 유격수 중 가장 장신인 선수다. 일반적인 선수들과 달리 그는 엄청난 민첩성과 순발력을 지녀 그동안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다. 또 지난해 무려 67개의 도루를 기록했을 정도로 빠른 발을 지녔다.
뛰어난 기동성 덕분에 데 라 크루즈는 지난해 유격수 포지션에서 OAA(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 +14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3'으로 급격하게 떨어져 수비에서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

데 라 크루즈의 활약이 저조해지자 일각에서는 그 역시 오닐 크루즈(피츠버그 파이리츠)처럼 유격수가 아닌 중견수로 포지션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데 라 크루즈는 신시내티에서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선수이기에 그가 먼저 포기하지 않는 한 포지션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