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이번에는 의문의 1패’ 세계 최고의 리그 MLB에서 맹활약하고 상도 받은 ‘트위터리안’이 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말에서 유래된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명언(?)이 있다. 수많은 사례로 검증된 발언이지만, 언제나 예외 사례는 있는 법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26일(이하 한국시각) 홈페이지 MLB.com 및 공식 SNS를 통해 지난주 MLB 이주의 선수를 공개했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 선정된 선수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1루수 비니 파스콴티노다. 타자에게 불리한 카우프만 스타디움을 홈으로 쓰면서 20개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좌타자다. 그런데 지난 한 주간 누구보다도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지난주 7경기에서 파스콴티노가 올린 성적은 타율 0.379(29타수 11안타) 6홈런 12타점 OPS 1.506으로 경이롭다. 19일부터 22일까지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치른 홈 4연전에서 전부 홈런을 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2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대포를 가동해 5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24일에는 담장을 못 넘겼으나 어제(25일) 재차 홈런을 터뜨려 모두를 경악케 했다.
아무리 장타력이 있는 선수라곤 하나 지금의 페이스는 기대 이상이다. 파스콴티노는 데뷔 시즌인 2022년 72경기에서 홈런 10개를 치고 OPS 0.832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이후 2시즌 내리 OPS 0.8을 넘기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1루수로 자리를 지키며 타율 0,262 19홈런 97타점 OPS 0.760으로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비교적 낮은 출루율(0.315)의 영향으로 생산성은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야기가 다르다.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 28홈런 92타점 OPS 0.798로 지난해 지표를 대부분 뛰어넘었다. 생애 첫 30홈런-100타점이 눈앞에 왔고, 조금만 분발하면 OPS도 0.8을 넘길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카우프만 스타디움은 워낙 넓어서 타자가 홈런을 치기 어려운 구장이다. 1973년 개장 이래 30홈런을 달성한 사례가 고작 16번에 불과하다. 특히 좌타자로 범위를 좁히면 1975년 존 메이베리(34개), 1985년 조지 브렛(30개), 그리고 2017년 마이크 무스타커스(38개)가 전부다.
파스콴티노가 홈런 2개만 더하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만약 남은 기간 ‘몰아치기’를 선보여 40홈런 고지를 밟으면 문자 그대로 새로운 역사가 된다.

재밌는 사실은, 파스콴티노는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을 제대로 역행하는 선수라는 것이다. 파스콴티노는 개인 SNS, 특히 X(구 트위터)에 재치 있는 글들을 자주 올리는 등 대표적인 ‘트위터리안’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지난 18일 텍사스와의 홈 경기에서 열사병 증세로 교체된 이후에는 아무 말 없이 스즈키 이치로의 한 인터뷰 영상 장면을 캡처해 업로드하기도 했다. 이치로가 “캔자스시티의 8월은 면양말 안의 쥐 2마리보다도 *같이 뜨겁다(August in Kansas City is hotter than two rats in a f**king wool sock)”라는 미국 속담을 인용한 장면이었다.
당시 이치로의 말을 들은 사회자와 방송 스태프들은 모두 자지러지게 웃었다. 파스콴티노는 자연스럽게 이 장면만을 이용해 본인도 캔자스시티의 더위를 견디지 못했음을 알리며 좌중을 웃게 했다.

이렇게 SNS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다 보니 한 팬은 80점 만점으로 유망주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20-80 스케일’에 빗대 “진짜 재밌다. 그의 SNS는 80점 수준”이라며 호평했다.
물론 이것도 파스콴티노 본인이 좋은 활약을 보일 때에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 활약상은 훌륭하다. 적어도 파스콴티노에 한해서는 퍼거슨 전 감독이 틀린 듯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비니 파스콴티노 개인 X(구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