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이 밀릴만 했네... 다저스 공포의 8번 타자 파헤스, 163km 투수 상대로 멀티 홈런 '쾅쾅'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LA 다저스의 외야수 앤디 파헤스가 팀을 선두로 이끄는 결정적인 홈런 2방을 날렸다.
파헤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8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3회 말 첫 타석에 들어선 파헤스는 헌터 그린의 한가운데로 몰린 시속 91.1마일(146.6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종전까지 100마일(약 160.9km) 패스트볼을 모두 골라냈던 그는 사소한 실수 하나를 놓치지 않는 엄청난 집중력을 선보였다.
2번째 타석 역시 앞선 장면과 비슷했다. 무사 2루에서 등장한 파헤스는 이번에도 그린의 슬라이더를 노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6회 파헤스는 2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이번에도 홈런을 날린다면 3타석 연속 홈런에 더해 사이클링 홈런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이번에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날렸다. 이때 신시내티 유격수 엘리 데 라 크루즈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타구를 뒤로 흘렸으며, 좌익수의 송구 실책까지 나와 다저스는 행운의 2득점을 추가했다.
8회 마지막 타석에 등장한 파헤스는 이번에도 코너 필립스의 패스트볼을 당겨쳐 홈런성 타구를 날렸지만, 워닝 트랙 앞에서 공이 더 이상 뻗지 않아 희생 플라이에 그쳤다. 그럼에도 파헤스는 이날 3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경기를 펼쳤다.

경기 후 파헤스는 "그린은 좋은 투수이며, 그는 플러스 급에 해당하는 뛰어난 패스트볼을 갖고 있다"라며 "우리는 그와 같은 선수를 공략하려면 실수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저는 그런 실수를 활용했다"라고 덧붙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파헤스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다"라며 "파헤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우리는 그의 활약이 필요했다"라며 파헤스를 칭찬했다.

쿠바 출신의 유망주 파헤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외야 자원이다. 지난 2010년대 야생마처럼 날뛰었던 야시엘 푸이그만큼의 폭발력은 지니지 못했으나 2할 8푼 언저리의 타율과 20홈런 이상을 날릴 수 있는 파워를 갖춘 외야수로 주목받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파헤스는 김혜성, 크리스 테일러(LA 에인절스), 제임스 아웃맨(미네소타 트윈스) 등과 로스터 2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마이너 옵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붙박이 주전으로 다저스 1군 로스터에서 활약했다.
현재까지 파헤스의 활약은 대성공이다. 128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73 23홈런 75타점 OPS 0.783을 기록 중이다. 선구안이 떨어져 출루율이 낮은 부분은 아쉽지만, 파워만큼은 기대를 충족시켰다.
마이클 콘포토가 부진한 가운데 다저스는 파헤스의 활약 덕분에 외야 한 자리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었다. 다저스 팬들은 이러한 활약이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