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끌던 ‘좌승사자’ 여전하네, ‘오타니 경쟁자’도 ‘前 MVP’도 힘 못 썼다…15경기 중 14번이나 무실점 쾌투

[SPORTALKOREA] 한휘 기자=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를 이끌던 ‘좌승사자’는 30대 후반의 나이가 됐어도 여전히 건재하다.
뉴욕 메츠 브룩스 레일리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경기에 출격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레일리는 팀이 6-3으로 앞선 7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상위 타선을 상대해야 해 부담이 컸으나 제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첫 타자 트레이 터너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출발했다.
이어 내셔널리그(NL) 홈런 공동 1위를 달리는 카일 슈와버를 2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정리했다. 2아웃을 잡은 레일리는 브라이스 하퍼를 5구 만에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빠르게 정리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홈런왕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슈와버도, MVP 수상 경력이 있는 하퍼도 레일리를 넘지 못했다. 결국 메츠 타선이 7~8회에만 7점을 더하며 13-3 대승을 거두고 시즌 70승(61패) 고지에 올랐다. 레일리는 홀드를 기록했다.

호투가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레일리는 15경기 13⅓이닝을 던지며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 중이다. 지난 1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⅓이닝 3실점으로 무너진 것을 빼면 나머지 14경기에서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레일리의 활약은 메츠 불펜진에도 가뭄의 단비와 같다. 메츠는 올해 좌완 필승조 자원이 없어 불펜 운용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그레고리 소토를 영입하고,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레일리가 가세하면서 문제가 해결됐다.

레일리는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2015년 롯데에 입단해 5시즌 동안 KBO리그 무대를 누볐다. 특유의 투구폼 덕분에 좌타자를 상대로 매우 강해 리그를 대표하는 ‘좌승사자(좌타+저승사자)’로 군림했다.
한국에서의 통산 성적은 152경기(151선발) 910⅔이닝 48승 53패 평균자책점 4.13 755탈삼진이다. 압도적이진 않아도 꾸준히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2019시즌 극심한 불운에 시달리며 14패를 떠안았고, 이 시즌을 끝으로 롯데와의 동행을 마쳤다.
미국으로 돌아간 레일리는 불펜으로 전환해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특히 2022시즌 탬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고 60경기 53⅔이닝 1승 2패 6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2.68으로 호투해 리그 최고의 좌완 계투 요원으로 거듭났다.
2023시즌 메츠로 트레이드된 후로도 필승조로 제 역할을 했다. 이에 메츠도 구단 옵션을 실행해 레일리와의 계약을 1년 연장했다. 지난해에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으나 팔꿈치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접었다.

어느덧 나이도 30대 후반에 접어든 탓에 제대로 재기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레일리는 건재했다. 메츠와 연장 옵션이 포함된 1년 계약을 맺었고, 지난달 빅리그 로스터에 돌아온 뒤 곧바로 호투를 이어 가고 있다.
이제 다음 목표는 포스트시즌이다. 레일리는 탬파베이 시절이던 2022시즌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출전한 것이 마지막 가을야구 경험이다. 현재 메츠의 성적이면 충분히 포스트시즌을 노릴 수 있다. 레일리가 가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