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좌절시킨 후배 선수, 이번에는 ‘사이 영 에이스’도 무너뜨렸다! 13년 만의 ‘30-30’ 달성도 가시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게 좌절을 안긴 후배 선수가 이번에는 ‘사이 영 에이스’를 공략해 승리를 견인했다.
LA 에인절스 잭 네토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텍사스의 선발 투수는 2번이나 사이 영 상을 받은 제이콥 디그롬이었다. 올 시즌도 37세의 나이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지만, 네토의 패기가 시작부터 디그롬에게 치명상을 안겼다.
네토는 1회 초 첫 타석 초구를 통타해 좌월 솔로 홈런(22호)을 작렬했다. 발사 각도가 40도에 달했음에도 워낙 힘이 좋아 좌측 담장을 충분히 넘겼다. 여기에 5회 초 볼넷, 7회 초 안타를 더해 3출루 경기를 펼쳤다.
네토가 시작하자 마자 홈런을 날린 덕에 디그롬은 5이닝 2실점만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여기에 에인절스 선발 투수 호세 소리아노의 무실점 쾌투가 더해지며 에인절스는 4-0 승리를 따냈다.

2001년생의 젊은 선수인 네토는 2023년 데뷔하자마자 준주전급 선수로 자리매김할 만큼 에인절스가 큰 기대를 건 유망주였다. 지난해에는 타율 0.249 23홈런 77타점 30도루 OPS 0.761로 활약하며 쾌조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도 타격감이 준수하다. 특히 지난 12~14일 펼쳐진 다저스와의 ‘프리웨이 시리즈’에서는 3경기 내내 펄펄 날았다. 1차전에서 홈런 2개를 터뜨리고, 3차전에서는 오타니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적시타를 쳐냈다.
안타 없이 침묵한 2차전에서는 수비에서 일을 냈다. 5-5로 맞선 6회 초 무사 1, 2루 위기에서 오타니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았다. 곧바로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1루로 송구해 삼중살을 완성했다. 네토의 호수비에 에인절스 선배인 오타니도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러한 활약으로 네토는 올해 타율 0.266 22홈런 56타점 23도루 OPS 0.800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린다. 24세의 나이로 리그 최고 수준의 유격수로 성장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30-30 클럽’ 가입도 꿈은 아니다.
에인절스 역사상 30-30을 달성한 선수는 1977년 바비 본즈(37홈런 41도루)와 2012년 마이크 트라웃(30홈런 49도루) 단 2명이 전부다. 네토가 올해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에인절스는 방만한 구단 운영과 끔찍한 시설 개선, 의료 지원 등으로 악명이 높다. 오타니가 FA 자격을 얻은 후 큰 미련 없이 팀을 떠난 데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진흙 속에서 피는 꽃도 있는 법. 네토가 그런 존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