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도 엄연히 ‘MVP 후보’다! 120억 계약 시작도 안 했는데 맹활약…후반기 OPS 1위, 이러니 MLB 관심 받지

[SPORTALKOREA] 한휘 기자= 파격적인 총액 120억 원 규모의 계약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성적이 어마어마하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은 지난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 2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언제나처럼 키움 타선의 중심에 송성문이 있었다. 특히 1-4로 밀리던 3회 초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던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우월 투런 홈런(23호)을 때려내며 경기를 1점 차로 만들었다.
5회 초에는 2루수 쪽 내야 안타를 치며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말이 내야 안타지 2루수 양우현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중전 안타가 됐을 타구다. 키움은 마운드가 흔들리며 4-7로 졌으나 송성문의 타격감은 빛났다.
이날의 활약으로 송성문의 올 시즌 성적은 121경기 타율 0.316 23홈런 76타점 21도루 OPS 0.920이 됐다. 홈런 공동 5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타율 6위, 타점 공동 7위, OPS 5위, 최다 안타 2위(151개) 등 대다수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달린다.

그런데 후반기로 범위를 좁히면 더 대단하다. 30경기에서 OPS 1.184로 KBO리그를 수놓는 유수의 스타 플레이어들을 다 제치고 1위를 달린다. 여기에 안타(49개)와 득점(29점)도 선두이며, 타율 4위(0.402), 홈런 공동 4위(9개), 타점 공동 4위(25타점) 등 다른 지표도 빼어나다.
지금 성적만 놓고 봐도 이미 ‘커리어 하이’를 새로 쓸 기세다. 송성문은 지난해 142경기에서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21도루 OPS 0.927로 맹활약하며 일약 리그 최고 수준의 3루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올해 홈런 개수는 지난해를 이미 넘겼다.
다른 지표들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밀리는 정도다. 하지만 타고투저였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정반대로 투고타저 양상이 강함을 고려해야 한다. 리그 환경이 180도 뒤집혔는데도 같은 성적을 유지한다는 것은, 실질적인 생산성은 훨씬 뛰어나다는 뜻이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측정한 wRC+(조정 득점 생산력)에서 이것이 잘 드러난다. wRC+는 리그 환경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하는데, 지난해의 148.9도 훌륭하나 올해는 167.2로 더 올랐다. 놀랍게도 리그 전체에서 KT 위즈 안현민(192.0) 다음으로 높다.

지난주에도 송성문은 2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가운데 타율 1위(0.536), OPS 2위(1.446), 홈런 공동 1위(3개), 타점 공동 1위(10타점) 등 맹활약을 이어 갔다. 키움과 맺은 6년 120억 원 규모의 계약이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흐름이 너무 좋다. 메이저리그(MLB)의 관심을 받는 이유가 있다.
이 정도면 진지하게 MVP 후보로 고려해도 이상하지 않다. 타격도 리그 최고 수준인데 수비도 안정적이다. 덕분에 ‘스포츠투아이’가 측정한 송성문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5.86으로 리그 야수진 가운데 가장 높다.

팀이 10위까지 처진 점은 아쉬울 수 있겠으나 MVP는 엄연히 개인상이다. 선수의 성적이 가장 먼저 고려될 대상이고 팀 순위는 나중이다. 더구나 올해 키움의 팀 OPS는 0.668로 리그 최하위. 송성문에게 견제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런 성적이라면 오히려 더 좋은 점수를 받아 마땅하다.
물론 투수진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는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WAR 7.64)의 존재로 실제 수상 가능성은 높게 보기 힘들다. 그래도 최하위 팀 선수가 MVP 후보로 언급될 만한 성적을 낸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정말 인상적인 시즌이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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