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이후 최초’ 10년 만의 기록 나올까? 악성 팬의 ‘사이버 폭력’, 그래도 디아즈는 갈 길 간다…40홈런 고지 정복

[SPORTALKOREA] 한휘 기자= 악성 팬의 ‘사이버 폭력’에도 올해 KBO리그 최고의 좌타 거포는 본인이 갈 길을 간다.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는 지난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와 4회에 적시 2루타를 연달아 터뜨리며 타점을 양산한 디아즈지만, ‘하이라이트’는 역시 3회 말이었다. 선두 타자로 타석에 선 디아즈는 김연주의 3구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제대로 밀어 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은 3회 초에만 3점을 내주며 1점 차 추격을 허용한 상황. 그러나 디아즈의 이 홈런이 나오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결국 류지혁의 적시타를 더해 다시 달아난 삼성은 7-4로 승리를 거뒀다.

이 홈런은 디아즈의 시즌 40호 홈런이라 더 의미가 컸다. 삼성 선수가 한 시즌 40홈런 고지를 정복한 것은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나바로는 48개의 홈런으로 박병호(당시 넥센 히어로즈)와 홈런왕 경쟁을 펼치며 팀의 정규시즌 1위에 힘을 보탰다.
디아즈가 현재 페이스대로 시즌을 마치면 48개의 홈런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바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만약 디아즈 특유의 ‘몰아치기’가 터진다면 나바로를 넘어 삼성 외국인 타자 역사상 최다 홈런 기록도 쓸 수 있다.
남은 기간에 홈런 10개를 터뜨리면 5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2015년 박병호(53홈런) 이후 10년 동안 그 누구도 밟지 못한 고지다. 삼성에서는 2003년 ‘라이온 킹’ 이승엽의 역사적인 56홈런 이후 20년 넘게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맹타를 휘두르는 디아즈지만, 최근에 좋지 않은 일에 시달렸다. 지난 8월 15일 경기 후 SNS를 통해 가족들이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디아즈는 “항상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가족에게 해를 끼치려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아내를 해치겠다는 협박을 받았고, 반려견들을 독살할 것이라는 위협을 받았다.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좋게 말해서 ‘악성 팬’이지 협박범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에게 시달리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디아즈는 꿋꿋이 자신의 야구를 펼쳤다. 기어코 40홈런 고지를 밟으며 힘겨운 순위경쟁을 펼치는 삼성에 희망을 안기고 있다.
디아즈의 올 시즌 성적은 119경기 타율 0.302 40홈런 125타점 OPS 0.970이다. 홈런이 워낙 주목을 끌어서 그렇지, 타점도 리그에서 유일하게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린다. 올 시즌이 비교적 투고타저에 가까움을 고려하면 놀랍다.
디아즈의 활약 속에 삼성도 시즌 58승 2무 59패(승률 0.496)로 공동 4위에 놓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를 1경기 반 차로 쫓고 있다. 과연 디아즈가 포스트시즌까지 팀을 보낼 수 있을지도 눈길이 간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르윈 디아즈 개인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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