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AL MVP 판도, 랄리 UP, 저지 DOWN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아메리칸리그(AL) MVP의 주인이 바뀔 전망이다.
지난 2022시즌부터 3년간 저지는 메이저리그(MLB) 최고 타자로 올라서며 3번 중 2번 MVP를 차지했다. 그가 리그 최고의 선수 타이틀을 놓쳤던 2023년은 부상으로 56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역시 저지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MVP 후보였다. 특히 지난 5월까진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며 역대 최고의 타자로 올라설 기세였다. 57경기에서 타율 0.398 21홈런 50타점 OPS 1.268을 찍었다. 보통 홈런 타자라면 정확성이 부족해 타율이 낮기 마련이지만, 저지는 컨택과 파워를 모두 갖춰 결점이 없는 타자였다.
하지만 저지도 신이 아닌 사람이었다. 지난 6월 타율 0.253 OPS 0.967로 떨어지더니 7월 말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송구할 때 통증이 심각했던 그는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야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지만, 타격감은 살아나지 않았다. 그는 부상 복귀 이후 17경기에서 타율 0.207 3홈런 7타점 OPS 0.775를 올렸다.

저지가 부진한 사이 리그 MVP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서 2개의 대포를 추가해 시즌 48, 49호 홈런을 날렸다.
종전까지 포수 마스크를 쓴 선수 중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지난 2021시즌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로열스)가 기록한 48개였다. 랄리는 9월이 열리기도 전에 이 기록을 경신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파워가 센 타자로 떠올랐다.
랄리가 역대급 파워를 보여주고 있었음에도 종전까지 AL MVP 경쟁은 사실상 저지의 독주 체제였다. 워낙 타율에서 차이가 났을 뿐만 아니라 OPS, WAR(승리 기여도) 측면에서 저지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FWAR(팬그래프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수치는 이제 저지와 랄리가 모두 7.3으로 동률이 됐다.
만약 랄리가 남은 시즌 60홈런 이상을 기록한다면, AL MVP는 그에게 향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랄리는 61홈런 페이스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