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WS 영웅이 이 정도로 몰락했나...! 불펜에서도 '와르르' 뷸러, 이제는 안쓰러울 지경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FA 재수를 노렸던 '빅 게임 피처' 워커 뷸러(보스턴 레드삭스)가 불펜에서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며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뷸러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으로 6회 말 등판했다.

첫 타자 호세 카바예로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해 6회를 마친 뷸러는 7회에도 트렌트 그리샴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나머지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정리했다.
하지만 8회 위기가 시작됐다.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코디 벨린저에게 장타성 타구를 허용했으나 다행히 우익수 재런 듀란의 엄청난 호수비로 출루를 허용하진 않았다. 그러나 폴 골드슈미트에게 안타를 맞은 뒤 재즈 치좀 주니어의 투런 홈런으로 실점을 기록했다. 라이언 맥마혼과 카바예로를 땅볼로 정리한 그는 2⅓ 2실점에 그쳤다.

지난 2017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8년부터 4년간 다저스의 우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뷸러는 2022시즌 중반 생애 2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이후 무려 697일 만에 돌아온 뷸러는 장점이었던 패스트볼 구속이 약 2~3마일(약 3~5km) 정도 줄었다. 자연스럽게 구위가 떨어졌으며 그는 복귀 후 좀처럼 감을 찾지 못하며 지난 2024시즌 정규리그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5.38에 그쳤다.
그러나 시즌 막판부터 뷸러는 종전과 다르게 구위가 아닌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법을 깨달았다. 너클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이는 가장 중요했던 포스트시즌에서도 통했다.

다저스의 3선발로 포스트시즌에 나섰던 뷸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에서 5이닝 6실점을 기록하긴 했으나 수비 실책으로 인해 내준 득점이 많았다. 이어 뉴욕 메츠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선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으며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선 3차전 5이닝 무실점에 이어 5차전 마무리 투수로 등장해 다저스의 우승을 확정 짓는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단숨에 영웅으로 떠오른 뷸러에 대한 여론은 달라졌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그와 재계약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거셌다. 하지만 다저스는 냉정했다. 그를 대신해 블레이크 스넬을 택했고, 뷸러는 보스턴과 1년 2,105만 달러(약 293억 원)에 단년 계약을 맺었다.

보스턴에서 뷸러는 살아남지 못했다. 선발 투수로 22경기에 나서 7승 7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무너진 뒤 최근 불펜 투수로 강등됐다. 심지어 뷸러를 불펜으로 쫓아낸 선수는 다저스에서 굴러들어 온 후배 더스틴 메이(보스턴)였다.
불펜에서 재기를 꿈꿨던 뷸러는 첫 경기부터 실점을 허용해 오히려 평균자책점이 5.45까지 상승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 강점이 있는 투수이지만, 현재 폼이라면 보스턴은 오는 10월 그를 로스터에 합류시키기보다는 제외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