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4억 짜리 하이파이브다" 만천하에 드러난 오타니의 인성, 그는 왜 홈런을 치고 샌디에이고 관중을 찾아…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평소 탈인간계 실력에 더해 착한 심성까지 갖춰 '비현실적 선수'로 불리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이번에도 진귀한 장면을 연출했다.
오타니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1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낸 오타니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아 첫 득점을 올렸다. 3회 2번째 타석에선 시속 94.5마일(약 152.1km) 싱커에 헛방망이를 휘두른 그는 5회에는 108마일(약 173.8km)에 이르는 강한 타구가 중견수 라몬 로리아노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삼켰다.
7회에도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9회 마지막으로 타석에 섰다. 그는 일본인 투수 마츠이 유키의 하이 패스트볼을 당겨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오타니가 홈런을 치고 홈플레이트를 밟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물론 에르난데스는 해바라기씨를 들고 특유의 세레머니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대기 타석에 있던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과 하이파이브를 한 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유니폼을 입고 있던 샌디에이고 팬에게 향해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이어 팬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이자, 그의 등을 한 차례 두드리고 벤치로 들어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그렇다면 오타니가 샌디에이고 팬과 하이파이브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MLB.com 소냐 첸 기자에 따르면 해당 팬이 오타니를 향해 경기 내내 야유를 보냈기 때문이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내내 제 오른쪽에서 야유가 꽂혀 정말 짜증이 났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나 "오타니는 성격이 달랐다"라며 "그가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을 보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가 자신의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이어서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평소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를 보면 가장 먼저 줍는 등 슈퍼스타에게 걸맞은 착한 인성을 지녀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됐다. 이날 역시 상대 팬의 야유에 대응하기보다는 실력으로 보여준 뒤 적군조차 웃게 만들며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한편, 오타니의 하이파이브 장면을 본 현지 해설 오렐 허샤이저는 "100만 달러(약 14억 원)짜리 하이파이브"라며 오타니의 인성을 칭찬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 중계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