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연봉 팍팍 올려주십쇼!” 한화 20살 아기 독수리, '2주 7경기 등판' 강행군 속 전천후 활약...시즌 4홀드 적립…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최근 2주 동안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만능 해결사’는 단연 불펜 좌완 조동욱이었다.
선발 공백과 불펜 과부하가 겹친 팀 사정 속에서 그는 선발·불펜을 가리지 않고 매일같이 비상벨을 끄며 2주 7경기 강행군을 완주했다.
조동욱은 지난 13~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이틀 연속 ⅓이닝을 소화했다. 13일에는 팀이 0-6으로 끌려가는 7회 1사 1, 3루 위기 속 등판해 롯데 황성빈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4일에는 8회 2-2 동점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1사 1루서 폭투가 나오며 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볼 카운트 1-2에서 롯데 고승민을 중견수 뜬공 처리했지만 그사이 주자는 3루까지 갔다. 결국 2사 3루서 내려갔다.
16~17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연투했다. 16일에는 1이닝 1피안타 1실점, 17일에는 1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에이스 코디 폰세가 장염 증세로 선발 로테이션이 꼬이자 20일 두산전에선 급히 선발로 오르기도 했다. 조동욱은 2⅓이닝 6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이틀 숨 고른 뒤 23일 SSG 랜더스전 9회 2사에 등판해 단 2구 만에 이닝을 정리했다. 팀의 5-0 승리를 지켜낸 동시에 6연패 탈출에 마침표를 찍은 순간이었다.

24일 SSG 3차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시즌 4번째 홀드를 챙겼다. 팀이 5-2로 앞선 8회, 교체 투수 정우주가 SSG 선두타자에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자 벤치는 즉시 조동욱을 투입했다.
SSG 최정에게 3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상대로 담장까지 날아가는 대형 타구 맞았지만, 펜스를 넘지 않으며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사이 주자는 3루까지 갔다.
그러나 조동욱은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한유섬을 2루수 병살타로 요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조동욱이 8회를 봉인하며 마무리 김서현이 3점 리드 상황을 안고 편하게 9회를 맡을 수 있었다. 결국 한화는 5-2 승리, 연승을 잇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 뒤 구단 공식 유튜브 ‘Eagles TV’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조동욱은 강행군 우려에 “아직 할 만하다. 저를 써주신다는 게 저를 믿으신다는 거니까, 책임감 있게 던지려고 한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팬심도 뜨거웠다. “아직 2년 차니까 쉬엄쉬엄했으면 좋겠다”, “제 역할 톡톡히 해줘서 이뻐 죽겠다. 내년에 연봉 팍팍 올려주십쇼”, “연봉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등 응원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선발 공백, 불펜 과부하, 빡빡한 일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가 ‘버티는 야구’를 이어가는 데는 조동욱의 헌신이 있었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불펜의 숨통을 틔워줄 카드가 얼마나 귀한지, 20살 좌완의 팔이 증명하고 있다.



사진= 'Eagles TV' 캡처,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