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역사가 바뀌었다’ 이대로 MVP까지 가져가나…‘49호포→고대하던 신기록 완성’ 랄리 다시 달린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결국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가 메이저리그(MLB) 역사를 새로 썼다.
랄리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애슬레틱스와의 홈 경기에 2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 첫 타석부터 대포를 가동했다. 우타석에 선 랄리는 무사 1루에서 애슬레틱스 선발 투수 제이콥 로페스의 2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까마득하게 넘겼다. 2층 관중석을 강타한 이 타구의 비거리는 무려 448피트(136.6m)였다. 시즌 48호.
멈추지 않았다. 2회 말 1사 2루 기회에서 타석에 돌아온 랄리는 로페스의 초구 체인지업을 퍼 올렸다. 이번에는 좌중간으로 향했고, 다시 한번 넉넉하게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412피트(약 125.6m)의 시즌 49호 홈런이 나왔다.

단순한 1홈런 이상의 큰 의미가 있는 타구였다. 내셔널리그(NL)가 처음 창설된 1876년을 시작으로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MLB에서 포수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21년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달성한 48개였다.
랄리는 올해 맹타를 휘두르며 페레스라는 산에 서서히 다가갔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페레스를 넘어섰다. 신기록이 완성됐다. 이제 MLB 역사상 ‘최고’라는 타이틀 하나를 랄리가 가져가게 됐다.
랄리가 세운 신기록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시애틀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멀티 홈런 기록은 1997년 켄 그리피 주니어가 세운 8회였다. 아울러 MLB 사상 스위치 히터의 한 시즌 최다 멀티 홈런 기록도 1961년 미키 맨틀(뉴욕 양키스)의 8회였다.
랄리의 이날 연타석 홈런은 시즌 9번째 멀티 홈런이었다. 그리피 주니어와 맨틀이라는 두 명의 전설을 단숨에 넘어섰다.

다른 기록도 눈앞이다. MLB 역사상 한 시즌에 포수로 출전한 선수가 가장 많은 홈런을 쳐낸 기록은 2003년 하비 로페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세운 42개다. 랄리는 올해 지명타자로 친 9개의 홈런을 빼고도 40번이나 담장을 넘겼다. 3개만 더 날리면 신기록이다.
아울러 맨틀이 1961년 세운 스위치 히터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54개에도 5개 차이로 다가섰다. 현재 랄리의 페이스라면 이 역시 경신이 유력하다. 그래도 타격보다는 수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였다.

2021년 MLB에 데뷔한 랄리는 이듬해 시애틀의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타율은 2할대 초반에 머물러도 한 시즌 30개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펀치력,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자랑했다. 그런데 올해 타격 잠재력이 폭발했다.
올 시즌 랄리의 성적은 타율 0.247 49홈런 106타점 OPS 0.946이다. MLB 전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쳐냈고, AL 타점 1위를 달린다.

이 기세라면 아메리칸리그(AL) MVP 수상도 노릴 만하다. 애런 저지(양키스)라는 난적이 앞을 막고 있지만, 이달 들어 OPS 0.804로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랄리는 포수라는 ‘어드밴티지’도 있다. 향후 성적에 따라 충분히 저지를 제칠 수 있다.
AL에서 포수가 MVP를 받은 것은 2009년 조 마우어(미네소타 트윈스)가 마지막이다. 16년 만에 ‘안방마님’이 권좌에 오를 수 있을까. 랄리의 향후 행보를 기대해 보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