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년 역사상 1위’ 23세 괴물 투수를 막을 수가 없다…커리어 50번째 경기서 ‘완벽투’, 이대로 사이 영 상까지?

[SPORTALKOREA] 한휘 기자= 지난해 데뷔해 메이저리그(MLB)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괴물 투수’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피츠버그 폴 스킨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해 MLB 최악의 승률을 기록 중인 콜로라도가 상대라 좋은 투구가 예상됐고, 그대로 됐다. 1회부터 세 타자를 범타로 빠르게 정리했고, 2회와 3회에 하나씩 안타를 맞았으나 주자를 2루까지 보내지도 않고 이닝을 정리했다.
4회에 다시 삼자범퇴를 기록한 스킨스는 5회에 수비 실책으로 이날 처음 선두 타자를 내보냈으나 뒤이어 세 타자를 빠르게 범타 처리했다. 6회에도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7회 2사 후 브렌턴 도일에게 2루타를 맞아 처음으로 득점권 위기에 놓였으나 에세키엘 토바르를 삼진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호투한 스킨스는 8회부터 불펜진에게 배턴을 넘겼다. 피츠버그가 4-0으로 이기면서 스킨스에게도 승리가 기록됐다.

문자 그대로 ‘압도적’이다.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맹활약을 펼치며 내셔널리그(NL) 신인왕을 수상하고 사이 영 상 투표 3위까지 올랐던 스킨스는 올해 23세의 나이에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 스킨스의 성적은 27경기 161이닝 8승 9패 평균자책점 2.08 181탈삼진이다. 지독하게 운이 없어 아직 10승을 못 채웠지만, 나머지 지표는 엄지를 치켜세우게 만든다. 평균자책점은 MLB 전체 1위, 탈삼진도 NL 2위다.
자연스레 사이 영 상 수상도 가까워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유력한 경쟁자였던 잭 윌러(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혈전 문제에 이어 흉곽 출구 증후군 진단까지 받으며 시즌을 접었다. ‘1순위’가 스킨스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편, 이날 등판은 스킨스의 MLB 통산 50번째 경기였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스킨스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고작 2.02에 불과하다.
1920년 시작된 이른바 ‘라이브볼 시대’에서 데뷔 첫 50경기 평균자책점이 스킨스보다 낮은 선수는 NL 역사상 아무도 없다. 스킨스가 106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기록을 남겼다. 아메리칸리그(AL)를 합쳐도 1971년 바이다 블루(당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2.01)만이 스킨스를 능가한다.

시즌 8승을 거둔 점도 스킨스 개인에게는 긍정적이다. 극히 적은 승수에서 보이듯, 스킨스는 호투를 펼치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경기가 매우 많다. 17번이나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하고도 9번이나 승리를 못 챙겼다.
오죽하면 평균자책점 1.70으로 ‘턱걸이 10승’을 달성한 2018년의 제이콥 디그롬(당시 뉴욕 메츠)과 비교하는 여론마저 나왔다. 만약 스킨스가 10승을 못 채운다면, 디그롬을 넘어 21세기 MLB에서 가장 불운한 시즌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다.
다행히 스킨스는 7월 이후에만 4승을 수확하며 조금씩 불운을 벗어 던지고 있다. 만약 10승 달성에 성공하면 사이 영 상 트로피는 ‘따 놓은 당상’이 될 것이다. 역사를 써나가는 스킨스가 올해 ‘정상’ 고지를 밟을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