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갈 걸 그랬나’ 13점 차에서 ‘볼넷-사구→강판’…‘ERA 10.00’ 살아나지 못하는 김진욱, 12연패 탈출에도 못 …

[SPORTALKOREA] 한휘 기자= 길고 긴 12연패를 끊어낸 롯데 자이언츠지만, 좀체 살아나지 못하는 김진욱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남겼다.
김진욱은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를 못 잡고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하나씩 내준 후 강판당했다.

김진욱은 팀이 17-4로 크게 앞서던 9회 초 최준용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승리가 확실시되는 상황인 만큼, ‘가비지 이닝’을 정리할 심산으로 롯데 벤치가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첫 타자 이우성을 상대로 제구가 날리는 모습을 보였고, 7구 만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김휘집을 상대로는 2구와 3구로 파울을 유도해 1-2의 유리한 카운트를 점해놓고도 4구를 몸에 맞추며 다시 주자를 내보냈다.
결국 김진욱은 공 11개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고 박진이 부랴부랴 올라왔다. 이어진 박세혁의 타석에서 1루수 정훈의 송구 실책이 나와 이우성이 홈을 밟았다. 자책점은 아니나 김진욱의 승계주자인 만큼 실점이 기록됐다.
0이닝 2사사구 1실점(비자책). 이날 김진욱의 투구 기록이었다. 롯데는 17-5 대승을 거두고 길고 길었던 12연패의 늪에서 벗어났지만, 김진욱은 웃을 수 없었다.

강릉고 시절 ‘에이스’로 활약한 김진욱은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주형광과 장원준의 뒤를 이어 롯데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하리라는 기대감을 안겼다.
하지만 현재까지 남긴 성과는 아쉽다. 통산 135경기(41선발) 240⅓이닝 13승 18패 16홀드 평균자책점 6.40에 그친다. 커리어 내내 불안한 제구가 발목을 잡으면서 어느 한 보직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나마 지난해 방황을 끝내고 선발진에 안착하는 듯했다. 5월 말 1군에 합류해 19경기(18선발)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좋은 성적은 아니었으나 후반기 내내 로테이션을 돈 것에 의의를 뒀다. 타고투저 양상도 고려해야 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국 당초 계획했던 상무 입대를 포기하고 재활을 병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선택은 완벽한 패착이 됐다. 올 시즌 김진욱의 성적은 14경기(6선발) 1승 3패 평균자책점 10.00(27이닝 33실점 30자책)이다.
첫 3경기에서 잘 던지나 싶더니 이후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3이닝을 넘기지 못하며 평균자책점 36.64라는 끔찍한 성적을 남겼다. 불펜으로도 딱히 안정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14경기에 등판해 4승 5패 평균자책점 6.87(55이닝 47실점 42자책)로 부진하다. 그나마 7월 이후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6이닝 소화가 1번뿐일 정도로 기대하던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김진욱이 부진한 가운데 정현수와 홍민기가 나름대로 1군에서 성과를 내면서 김진욱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현재로서는 올 시즌을 끝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하고 오는 것이 최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럴 거면 차라리 상무에 입대해 재활을 병행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나았으리라는 반응이다. 오랜 기간 헤매고 있는 김진욱이 과연 언제쯤 기대하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