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7억 계약’ 유탄 직격, 최고의 포수가 ‘낙동강 오리알’ 눈앞…“올겨울 최고의 트레이드 카드 될 것” 전망까지

[SPORTALKOREA] 한휘 기자= 아메리칸리그(AL) ‘최고의 포수’라는 평가를 듣던 선수가 이제 ‘트레이드 카드’로 언급될 정도로 입지가 좁아졌다.
미국 현지 매체 ‘USA투데이’의 야구 전문 기자 밥 나이팅게일은 지난 24일 밤 “애들리 러치맨이 올겨울 트레이드 시장에서 최고의 매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격적인 이야기다. 러치맨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주전 포수로 굵직한 족적을 남겨 왔다. FA까지 아직도 2년은 더 기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볼티모어가 당장 러치맨을 내보내며 유망주를 수집해야 할 정도로 고강도 리빌딩에 나서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그럼에도 러치맨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결국 러치맨의 입지 자체가 더 이상 ‘주전’이라고 단언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다.
스위치 히터 포수 러치맨은 2019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볼티모어에 지명됐다. 2022시즌 빅리그에 데뷔해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고, 이듬해 곧바로 20홈런을 달성하고 AL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리그 최고의 포수로 성장했다.
러치맨의 활약은 볼티모어가 기나긴 ‘탱킹’을 끝내고 본궤도에 올랐음을 증명하는 성과라 더 의미 있었다. 2017시즌부터 AL 동부지구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볼티모어는 2022시즌 러치맨과 함께 포스트시즌 경쟁에 참전했고, 2023시즌 101승을 거두며 지구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 전반기에 홈런 16개에 OPS 0.780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올스타에 뽑힌 러치맨은 후반기에 OPS 0.585로 부진하고 홈런도 3개를 더하는 데 그쳤다. 마치 뒤늦게 ‘소포모어 징크스’를 맞은 듯했다.

부진은 올해도 이어졌다. 러치맨은 85경기에서 타율 0.227 9홈런 29타점 OPS 0.684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여기에 옆구리 통증으로 장기간 결장하는 등 내구성에도 문제를 드러낸다.
그나마 수비는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타격 페이스가 너무 좋지 않다. 여기에 옆구리 부상이 재발하며 지난 22일 다시금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당연히 평가도 많이 떨어졌다.

여기에 유망주 포수 사무엘 바사요의 합류가 결정타를 날렸다. 팀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바사요는 지난 18일 처음으로 빅리그에 콜업됐다. 그리고 볼티모어는 지난 22일 바사요와 8년 6,700만 달러(약 929억 원)의 장기 계약을 맺었다. 옵션을 포함하면 최대 8,850만 달러(약 1,227억 원) 규모의 계약이 된다.
바사요가 장기 계약을 맺으면서 러치맨의 입지가 붕 뜨게 됐다. 이미 볼티모어가 차기 주전 포수로 바사요를 기용할 뜻을 밝힌 상황에서 러치맨을 백업으로 돌리기도 아깝다. 자연스레 트레이드가 따라올 것이라는 전망이 따라온다.

어떻게 보면 충격적인 입지 변화다. 2년 전까지 러치맨은 AL 최고의 포수였고, 오랜 기간 볼티모어의 안방을 지킬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급격한 하락세 끝에 이제 ‘트레이드 카드’로 평가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만 곧바로 트레이드를 추진하지 않으리라는 평가도 있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일라이어스 볼티모어 단장은 “좋은 포수 여러 명을 갖춘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며 “지명타자와 1루수로 타석을 나눠 가져갈 수 있다”라며 기용 방안이 있음을 드러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