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보아·리베라토·가라비토? 외국인 레전드 2명 다 바꾼 KT가 최고의 승자였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이번 시즌 KBO리그는 대체 외국인 선수가 대세다. 너나 할 것 없이 좋은 선수만 나타나면 수준급 선수도 바꾸는 등 진귀한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시작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선발 투수 찰리 반즈가 부상을 당하자 일시 대체 대신 완전 교체로 알렉 감보아를 영입했다. 결과적으로 감보아는 리그 최고의 좌완 파이어볼러로 거듭났으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롯데에 이어 한화 이글스도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대신해 합류한 루이스 리베라토가 만점 활약을 펼쳤다. 당초 한화는 플로리얼과 함께할 계획이었으나 리베라토가 4할에 가까운 타율로 맹타를 휘두르자, 마음을 바꿨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등도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가운데, KT 위즈도 최근 승부수를 띄웠다. 그동안 장수 외국인 선수이자 팀의 레전드로 활약했던 멜 로하스 주니어와 윌리엄 쿠에바스를 보내고 앤드류 스티븐슨과 패트릭 머피를 영입했다.

사실 둘을 교체한 부분은 도박에 가까웠다. 이번 시즌 성적이 아무리 좋지 않더라도 종전까지 보여줬던 결과물이 있기 때문. 게다가 쿠에바스는 페이스를 점점 끌어올리고 있었으며, 포스트시즌 성적도 좋았다.
KT의 과감한 투자 결과는 어땠을까? 우선 패트릭은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7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다.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와 같이 압도적인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유형은 아니지만, 정교한 컨트롤과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서도 패트릭의 진가가 드러났다. 1회 제이크 케이브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지만, 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 양의지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두산의 기세를 잠재웠다. 이어 6회까지 단 2실점만을 기록하며 시즌 2번째 승리를 따냈다.

스티븐슨도 현재까진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14경기에서 타율 0.283 2홈런 7타점 2도루 OPS 0.767로 확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지만, 우선 중견수 수비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또 최근 2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패트릭, 스티븐슨 두 대체 외국인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KT는 오랜만에 공동 5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제 가을 야구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KT 팬들은 이들의 활약을 더 주목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