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사이 영 상 도전하던 에이스, 선수 생명 끝날 위기 놓였다…‘3,394억 에이스’ 은퇴시킨 흉곽 출구 증후군 진단 …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해 사이 영 상에 도전하던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에이스’가 선수 생활의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필라델피아 구단은 24일(이하 한국시각) “우완 투수 잭 윌러가 지난 19일 받은 어깨 혈전 제거 수술 이후 추가 검진을 진행했다”라며 “정맥형 신경 흉곽 출구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라고 알렸다.
이어 “윌러는 수 주 내로 흉곽 출구 감압 수술을 받는다. 상세한 수술 내용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며, 회복에는 통상 6~8개월이 소요된다”라고 전했다.

윌러는 앞서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뒤 어깨가 다소 무겁다고 호소했다. 검진 결과 어깨 혈전 진단을 받아 15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야구 선수로서의 문제를 넘어 개인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다. 스포츠 전문 의료인인 제시 모스 박사는 “혈전은 보통 최소 3개월 간의 혈액 응고 억제제 투여를 요하며, 그동안 운동을 해선 안된다”라며 “윌러의 시즌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견해를 드러냈다.

그런데 추가 검진 결과 혈전 발생 원인에 흉곽 출구 증후군이 있음이 드러났다. 흉곽 출구 증후군은 흉곽 위쪽 구조물에 의해 신경이나 정맥, 동맥 등이 압박을 받는 질환이다.
대다수의 흉곽 출구 증후군 환자의 경우 신경 문제로 인해 손 떨림이나 팔 저림 등의 증세를 호소한다. 그런데 윌러는 흔치 않게도 구조물이 정맥에 간섭해 혈전의 원인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이 추가 검진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윌러는 수술대에 오른다. 문제는 흉곽 출구 증후군이 야구 선수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것이다. 수술을 받아도 이전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증세가 재발해 선수 생활을 그만두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일례로 2019년 월드 시리즈 우승 당시 워싱턴 내셔널스의 ‘에이스’로 활약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있다. 스트라스버그는 2020시즌을 앞두고 우승의 공로를 인정받아 워싱턴과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394억 원)에 재계약했으나 이후 단 8경기만 등판하고 은퇴했다.
흉곽 출구 증후군이 원인이었다. 2020시즌부터 신경 문제로 고생했고, 운동은커녕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겼다. 결국 2023년 도중 은퇴를 선언하며 씁쓸하게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그나마 윌러는 신경 문제는 아니라 스트라스버그와 동일 선상에 둘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흉곽 출구 증후군 자체가 선수 생명을 크게 갉아 먹을 수 있는 질환임은 변함 없다. 윌러의 선수 경력 자체가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윌러는 뉴욕 메츠 시절만 하더라도 준수한 투수 정도의 입지였지만, 2021시즌 필라델피아 이적 후 올스타에 3번이나 선정되고 사이 영 상 투표에서도 2차례 2위에 오르는 등 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했다. 올해도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성적은 24경기 149⅔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2.71로 훌륭했다. 최근 페이스가 다소 꺾이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생애 첫 사이 영 상이라는 꿈도 잠시 접어두게 됐다.
윌러가 빠지며 필라델피아도 로테이션에 구멍이 났다. 다행히 ‘프랜차이즈 스타’ 애런 놀라가 부상에서 돌아와 공백을 메웠지만, 18일 복귀전부터 2⅓이닝 7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해 근심을 키웠다. 선수 개인에게나 구단에나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