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설마 222억짜리 백업으로 전락? 탬파베이 ‘No.1 유망주’, 데뷔전에서 홈런 폭발…자칫하면 주전 자리 잃는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의 존재감을 지워버리는 한 방이 터졌다.
탬파베이 레이스 카슨 윌리엄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경기에 7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윌리엄스에게 매우 뜻깊은 경기였다. 윌리엄스는 전날(22일)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김하성을 대신해 처음으로 MLB 로스터에 등록됐다. 그리고 하루 뒤인 오늘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더니 바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냈다.
2회 말 첫 타석에서는 3루 쪽 땅볼을 쳤고, 3루수 놀란 고먼이 잡아 1루로 던졌으나 악송구가 돼 출루했다. 아쉽게도 내야 안타가 아닌 실책이 기록되며 첫 안타는 놓쳤다. 그래도 트리스탄 그레이의 투런포(1호)로 득점에 성공했다.
대신 3회 말 곧바로 만회했다. 1사 2, 3루 득점권 기회에서 유격수 쪽으로 빠른 땅볼을 쳤다. 전진 수비를 한 유격수 메이신 윈이 한 번에 잡지 못하며 1타점 내야 안타가 됐다. MLB 1호 안타와 타점이 동시에 기록됐다.

4회 말에는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7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 사고를 쳤다. 무사 1루에서 라이언 퍼낸데즈의 3구 가운데로 몰린 패스트볼을 통타해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겨버렸다. 데뷔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작렬했다.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탬파베이는 마운드가 흔들리며 7-1로 앞서던 경기를 7-6까지 쫓긴 상황이었다. 그런데 윌리엄스의 투런포 덕에 3점 차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고, 결국 10-6으로 세인트루이스를 꺾었다.
이날 홈런을 친 윌리엄스는 이미 ‘될성부른 떡잎’으로 불렸다. 탬파베이 구단 최고의 유망주였다. 완더 프랑코가 여러 사건을 일으켜 사실상 MLB 경력이 끊긴 가운데, 차기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할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2003년생인 윌리엄스는 2021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8순위로 탬파베이의 지명을 받았고, 호타준족 유격수로 빠르게 성장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하는 전 구단 통합 유망주 순위에서 9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트리플A에 합류한 윌리엄스는 111경기에서 타율 0.213 23홈런 55타점 22도루 OPS 0.765를 기록했다. 시즌 초 부침을 겪으며 유망주 순위가 많이 내려가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타율 0.241(58타수 14안타) 6홈런 8타점 OPS 0.949로 맹타를 휘두른다.
당초 김하성이 이적하면 그 자리를 메울 것으로 전망됐지만, 김하성이 IL에 오르며 콜업 시기가 앞당겨졌다. 그리고 데뷔전부터 홈런을 작렬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윌리엄스가 이대로 정착에 성공하면 김하성의 입지는 상당히 위험해진다. 김하성은 올해 팀에서 가장 많은 1,300만 달러(약 180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그럼에도 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4(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6도루 OPS 0.612로 부진하다.
여기에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로도 두 번이나 IL에 등재될 만큼 내구도 문제도 드러냈다. 이대로라면 ‘옵트 아웃(선수가 계약을 중도 해지)’ 없이 내년까지 탬파베이에 남아야 할 상황. 그런데 윌리엄스가 일찍 콜업되며 입지에 변수가 생겼다.

물론 윌리엄스가 MLB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리란 보장은 없다. 더구나 김하성의 연봉이 높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쓰임새도 충분하다.
하지만 탬파베이는 2루수에 브랜든 라우, 3루수에 주니오르 카미네로라는 확고한 주전이 있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스가 일찍 잠재력을 터뜨리면 김하성의 존재감은 사라진다. 자칫하면 내년에 1,600만 달러(약 222억 원)의 연봉을 받고 백업 신세로 밀릴 판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