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넘게 쓰고 ‘5할 승률’도 못 한다고? 오타니 돌아와도, 2520억 투수 호투해도 지다니…흔들리는 다저스, 공동 선두 허…

[SPORTALKOREA] 한휘 기자= LA 다저스가 2년 동안 2조 원 넘게 투자한 것은 우승 한 번으로 그치지 않기 위함이었다. 지금처럼 흔들리는 것을 원치는 않았다.
다저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졌다. 이 패배로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와의 시즌 성적이 73승 56패(승률 0.566)로 동률이 됐다.
타선이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3회 초 알렉스 프릴랜드의 MLB 데뷔 첫 솔로 홈런이 터졌으나 그게 다였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다르빗슈를 상대로 6회까지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얻은 것이 전부였다.

오타니가 돌아왔음에도 ‘시너지 효과’는 없었다. 오타니는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등판했을 당시 타구에 허벅지를 맞았고, 예방 차원에서 전날(22일) 결장했다. 하루 만에 라인업에 돌아왔으나 이날 오타니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별 활약을 남기지 못했다.
그나마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이 호투하며 경기가 접전으로 흘러갔다. 스넬은 4회 말 매니 마차도에게 적시타, 잰더 보가츠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은 것을 제외하면 훌륭한 투구로 7회까지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이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특히 8, 9회에 연달아 득점권 기회를 날린 것이 뼈아팠다. 8회 1사 1, 2루 기회에서는 달튼 러싱의 3-6-1 병살타가 찬물을 끼얹었고, 9회 2사 1, 3루 상황에서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결국 지난주 샌디에이고와의 홈 3연전에서 스윕을 따내며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굳히던 다저스는 ‘최약체’ 콜로라도를 상대로 루징 시리즈를 기록하고 흔들리더니, 결국 이번 패배로 샌디에이고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허용하고 말았다.
내키지 않는 결과다. 다저스는 마운드가 다소 불안해도 파괴적인 타선을 앞세워 한동안 NL 승률 1위를 질주했다. 6월까지 53승 32패(승률 0.623)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45승 39패(승률 0.536)였으니 7경기 반이나 차이가 났다.
하지만 전반기 막바지 7연패를 당하며 조금씩 다저스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더니, 후반기 들어 샌디에이고가 상승세를 타는 사이 다저스는 급격히 분위기가 꺾였다.

후반기 다저스는 15승 17패(승률 0.469)로 5할 승률도 못 채우고 있다. 리그 평균도 안 된다. 그 사이 샌디에이고는 후반기에 NL에서 2번째로 좋은 21승 12패(승률 0.636)의 성적으로 질주했다. 격차가 사라졌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타격이 크다. 물론 샌디에이고도 투자값이 크다고는 하지만, 다저스는 2년 동안 전력 보강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다저스는 이미 2024시즌을 앞두고 오타니를 10년 7억 달러(약 9,694억 원)에 영입한 것을 필두로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501억 원), 타일러 글래스나우와 1억 3,650만 달러(약 1,890억 원)라는 큰 규모의 계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지난 겨울에도 큰 투자를 감행했다. 스넬과 5년 1억 8,200만 달러(약 2,520억 원)에 사인했고, 태너 스캇에게도 4년 7,200만 달러(약 997억 원)의 계약을 선사했다. 에르난데스와도 3년 6,600만 달러(약 914억 원)에 계약했다.
다 합치면 2조 원이 넘는다. 단순히 1년만 잘 하자고 쓴 돈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우승을 노리는 것이 다저스의 목표인데, 후반기에 5할 승률도 못 채우는 것은 문제가 크다.
영입생들이 부상으로 자주 자리를 비우고, 보강이 빈약한 불펜진은 계속해서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영입 당시만 하더라도 타당한 보강으로 보였으나 현재는 그 방향성을 두고 볼멘소리가 나온다. 결국 성적으로 수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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