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박수→야유’ 30초 만에 180도 달라진 관중들 ‘왜?’ 이정후 동료 2520억 유격수, 첫 친정 나들이에서 맹활약

[SPORTALKOREA] 한휘 기자= 기립박수를 단 30초 만에 야유로 뒤바꿔 버리는 활약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윌리 아다메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경기에 3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2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는 아다메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 밀워키에 방문한 것이기 때문. 아다메스는 2021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밀워키에 합류한 뒤 지난해까지 주전 유격수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아다메스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고, 샌프란시스코와 7년 총액 1억 8,200만 달러(약 2,520억 원)에 사인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이었다.
그런 아다메스가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 돌아왔다. 1회 초 아다메스가 타석에 들어서기 시작할 무렵부터 밀워키 홈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아다메스도 헬멧을 벗고 손을 들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해까지 팀 동료였던 포수 윌리엄 콘트레라스와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타석에 섰다.

그런데 불과 30초 만에 상황이 뒤집혔다. 아다메스가 밀워키 선발 투수 호세 퀸타나의 초구를 곧장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포문을 여는 선제 솔로포가 터졌다. 아다메스의 셀러브레이션은 친정팀이라도 거리낌이 없었다. 이에 밀워키 홈 팬들은 야유로 응답했다. 박수가 순식간에 야유로 뒤바뀌었다.
밀워키 팬들의 야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밀워키가 4-2로 앞서던 8회 초, 아다메스가 이번에는 우측 담장을 넘겨버린 것이다. 당연히 셀러브레이션이 뒤따랐고, 야유도 빠지지 않았다. 그렇게 아다메스는 잊을 수 없는 ‘친정 방문’을 뒤로 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야유가 워낙 인상 깊게 남았을 뿐, 아다메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샌프란시스코가 끝내기 홈런을 맞고 4-5로 졌지만, 경기가 접전으로 향한 데는 아다메스의 홈런 2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다메스는 시즌 초만 하더라도 ‘먹튀’라는 악평에 시달렸다. 6월까지 84경기에서 타율 0.210 9홈런 36타점 OPS 0.636으로 슬럼프를 겪었다. 시즌 초에는 수비마저 흔들리면서 평가가 급격히 떨어졌다. 시간이 지나며 수비력은 본궤도에 올랐으나 타격은 아니었다.
그런데 지난달 24경기에서 타율 0.337(89타수 30안타) 7홈런 21타점 OPS 1.096으로 맹활약하며 단숨에 팀의 주축 타자로 발돋움했다. 이달 들어서는 OPS 0.633으로 다시금 페이스가 꺾였지만, 홈런을 6개나 때려낼 정도로 장타만큼은 일품이다. 부침이 심한 타선에서 비교적 제 몫을 하는 타자로 평가를 반전시켰다.

올 시즌 아다메스의 성적은 타율 0.224 22홈런 65타점 OPS 0.722다. 시즌 초 부진했던 탓에 여전히 영입 당시 기대치에 비하면 조금 아쉽다. 하지만 타자에게 불리한 오라클 파크로 홈구장을 옮긴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나쁜 성적은 아니다.
7월에는 MLB 이달의 팀에 이름을 올리며 올해 샌프란시스코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월간 개인상을 받았다. 좋은 모습도, 아쉬운 모습도 있으나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임은 확실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