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고 오타니’는 더 보여줄 것이 없다, 1군 복귀 향해 ‘무력시위’…‘홈런+6타점’ 맹폭, 기회 다시 받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오랜만에 맡아본 1군의 공기는 역시 달랐던 걸까. ‘콜업’을 기다리는 ‘야탑고 오타니’는 여전히 2군을 맹폭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안인산은 22일 전남 함평 기아 챌린저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6타수 3안타(1홈런) 1사구 6타점으로 상대 마운드를 ‘폭격’했다.

첫 타석에서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안인산은 1-1로 맞선 3회 초 대포를 가동했다. KIA가 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한 김태형의 초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올해 퓨처스리그 10호 홈런.
한 번 올라온 타격감은 좀체 식지 않았다. 5회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낸 안인산은 6회 초 1사 만루 기회에서 김대유를 상대로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리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끝이 아니었다. 7회 초 무사 만루 기회가 안인산에게 찾아왔고, 이번에는 홍원빈을 만나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쳐 다시 2타점을 추가했다. 이날만 무려 6타점을 기록하며 NC의 17-1 대승에 힘을 보탰다.

사실 안인산은 고교 시절부터 이런 타격 재능을 보여준 선수다. 야탑고 시절 연고 구단인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가 2020 KBO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1차 지명 영입을 고려할 정도였다. 투타 양면에서 상당한 잠재력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직 1군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온전히 꽃피우지 못했다. 부상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았다. 이미 드래프트 당시에도 부상 문제로 2차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순번이 밀린 끝에 NC의 지명을 받았다.
본인의 의향에 따라 투수로 경력을 시작했다. 최고 150km/h의 패스트볼을 던져 감탄을 자아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2시즌 동안 1군에서 8경기 평균자책점 4.70(7⅔이닝 5실점 4자책)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또다시 부상이 찾아왔다.
팔꿈치였다. 토미 존 수술을 받고 기나긴 재활에 들어갔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부터 수행한 뒤 2024시즌을 앞두고 돌아왔다. 그리고 안인산은 방망이를 잡았다. 야탑고 시절 이후 5년 만에 야수의 길을 걷기로 했다.


첫해는 부진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22경기에서 타율 0.141(64타수 9안타)에 그쳤다. 그런데 올해 28경기에서 OPS 1.203의 좋은 성적을 남기며 감을 잡았다. 결국 1군의 부름까지 받았다.
안인산은 지난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9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021년 9월 21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첫 1군 경기이자, 타자로는 ‘데뷔전’이었다. 이날 희생플라이도 치면서 데뷔 첫 타점까지 신고했다.
다만 아직 안타가 없다. 4경기에서 도합 6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17일 2군으로 돌려보내졌다. 아쉬움이 남을 법하지만, 안인산은 묵묵히 2군에서 다시금 기량을 갈고 닦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감을 잡기 시작했고, 이번에 KIA 마운드를 공략해 두 자릿수 홈런 고지도 올랐다.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32경기 타율 0.367 10홈런 29타점 OPS 1.160으로 매우 훌륭하다.
다소 제한적인 포지션, 부족한 1군 경험 등은 약점이다. 하지만 이 흐름이라면 오로지 타격에 대한 기대치 하나만으로 다시금 1군 기회를 얻어도 이상하지 않다. 때마침 9월 확대 엔트리 시행이 조만간이다. ‘야탑고 오타니’를 올해 1군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사진=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