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폰세 나왔는데도 지면 어떡하나…빛바랜 무실점 호투와 드러난 타선의 민낯, 1위 점점 멀어져 가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무패 에이스’ 코디 폰세가 나오고도 연패를 끊지 못했다. 정규시즌 1위 자리도 점점 멀어져만 간다.
한화는 2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주말 홈 3연전 첫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꽉 채우는 접전 끝에 0-1로 졌다.
어느덧 6연패다. 이번 연패 전까지 올 시즌 한화의 최다 연패는 4경기였다. 그런데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에서 스윕을 헌납하며 이를 경신하더니, 이번 SSG전 패배로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6경기 내리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번 패배는 단순한 1패 그 이상의 충격이 있다. 한화는 이날 연패를 끊기 위해 ‘에이스’ 폰세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럼에도 경기를 내줬다. 좌절감을 크게 느낄 만한 상황이 나와버렸다.
폰세는 장염 증세로 며칠 더 휴식을 취하면서 열흘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간 출전하지 못한 미안함을 드러내듯 압도적인 구위로 SSG 타선을 꽁꽁 묶었다. 7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여전했다.

하지만 한화 타선이 폰세를 외면했다. 이날 SSG의 선발 투수는 최민준이었다. 올 시즌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선전하고 있으나 주로 추격조로 나선 선수다. 이달 들어 ‘임시 선발’ 역할을 맡고 있지만, 단 한 번도 5이닝 이상 투구한 기억이 없다.
그런데 한화 타선은 최민준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출루는 자주 했으나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힘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1회부터 문현빈의 병살타가 나왔다. 3회 말 1사 2루 기회도 살리지 못했고, 4회에는 1사 후 노시환의 삼진과 문현빈의 도루 실패가 동시에 기록됐다.
5회에는 최재훈이 병살타를 쳤다. 그나마 6회 2사 후 최민준을 흔들어 1, 3루 기회를 잡았으나 문현빈이 구원 등판한 김민을 상대로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불펜 싸움이 시작되면서 한화 타자들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안 좋은 쪽으로 말이다. 7회부터 10회까지 단 한 명도 1루를 밟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는 SSG의 탄탄한 불펜진을 넘어설 힘이 없었다.
결국 11회 초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적시타가 나오며 리드를 뺏겼다. 그나마 11회 말 2사 후 심우준이 안타를 치며 15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끝났다. 이어 2루 도루까지 성공했지만, 손아섭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한화는 끝내 득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마운드에 비해 타선이 다소 아쉬운 점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올 시즌 한화의 팀 득점은 리그 7위(524점)에 그친다. 선두 경쟁을 하는 팀이라기엔 빈약하다. 팀 타율(0.260)과 OPS(0.719)도 각각 6위와 5위로 좋은 편은 아니다.
후반기 들어서도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29경기 121득점으로 팀 득점 7위 자리를 지킨다. 그런데 이번 6연패 기간만 놓고 보면 단 27득점에 불과하다. 동 기간 이보다 득점이 적은 팀은 11연패 수렁에 빠진 롯데 자이언츠(26득점) 뿐. 그마저도 1점 차다.

그나마 전반기에는 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탄탄한 선발진, 김서현을 필두로 여러 필승조가 호투한 불펜진이 항상 제 몫을 했다. 사실상 한화의 상위권 수성은 마운드의 공이 절대적으로 컸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불펜진이 흔들리며 팀을 지탱하던 한 축에 금이 갔다. 이러니 한화라는 팀 자체가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를 만회하려면 불펜진이 살아나거나, 혹은 타선이 각성해 기둥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하지만 둘 다 쉬운 일은 아니다.
한화가 미끄러지는 사이 선두 경쟁자 LG 트윈스는 4연승으로 치고 나갔다. 70승 고지도 선착했다. 22일 기준 한화는 65승 3무 48패, LG는 71승 3무 43패다. 승차는 무려 5경기 반. 점점 뒤집기 힘들어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 제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