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km 던지는 오타니보다 낫잖아? '미국판 유희관' 93.8km 던지는 ML 레전드 커쇼, 포스트시즌 4선발 '성큼'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무려 시속 58.3마일(약 93.8km) 공을 던지면서 오타니 쇼헤이(다저스)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커쇼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1회 말 커쇼는 선두 타자 타일러 프리먼으로부터 평범한 플라이볼을 유도했으나 2루수 미겔 로하스가 뜨거운 햇빛 때문에 낙구 지점을 포착하지 못해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평소 커쇼답지 않게 보크를 내줘 3루를 허용한 뒤 헌터 굿맨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첫 실점을 내줬다.
2, 3회를 무실점으로 넘어간 커쇼는 4회 1사 이후 굿맨과 조던 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 3루에 몰렸다. 이어 브렌튼 도일이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추가해 7-2로 쫓겼다.
5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한 커쇼는 6회에도 같은 위기에 처했다. 굿맨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백, 도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실점이 늘어났다. 그러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밴 캐스패리우스를 마운드에 올렸고, 그가 카일 파머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커쇼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커쇼는 이날 5⅔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1회 실책성 플레이가 안타로 기록되며 실점으로 남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지난 2년간 2차례 큰 수술을 경험하며 은퇴의 기로에 놓였던 커쇼는 이번 시즌 복귀 후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계속해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소화하고 있으며 16경기에서 8승 2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 중이다.
전성기 시절 평균 94마일(약 151.3km)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리그를 호령했던 커쇼는 이제 최고 구속이 90.3마일(약 145.3km)에 그칠 정도로 속도가 느려졌다. 대신 그는 정교한 제구와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경기 운영 능력과 완급 조절, 그리고 다양한 변화구를 활용해 상대 타자를 유린하고 있다.
특히 커쇼는 최근 종전까지 던졌던 커브, 슬라이더 이외에 스플리터를 장착했다. 또, 이따금 평균 구속이 52.3마일(약 84.2km)인 이퓨즈를 던져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커쇼는 부상에서 돌아온 '이도류' 오타니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대로라면 오는 10월 열리는 가을야구에서는 블레이크 스넬-야마모토 요시노부-타일러 글래스나우에 이어 커쇼가 4선발을 맡고 오타니가 마무리를 맡는 그림을 그려야 할 판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