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물러나야" 손흥민이 360억 남겼는데, 토트넘 '수전노' 레비에게 또다시 발목 잡혀...BBC도 인…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 이적 이후 스쿼드 재편이 절실한 상황에서, 노렸던 에베레치 에제마저 아스널에 빼앗겼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이 ‘에제의 앞날에 행운이 있길 바란다. 그는 더 이상 우리를 위해 뛰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며 “아스널 이적 절차는 이미 마무리됐고, 24시간 내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모건 깁스화이트(노팅엄 포레스트)에 이어 또 한 명의 주요 타깃을 놓치게 됐다. 게다가 이번 에제의 하이재킹이 더 아쉬운 이뉴는 손흥민의 이탈과 제임스 매디슨의 장기부상이 겹친 토트넘에게 에제는 단순한 보강 이상의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2020년 크리스털 팰리스에 입단한 뒤 리그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한 그는 2022/2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0번’ 역할을 소화하며 40경기 10골 4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43경기 14골 11도움으로 팀의 에이스로 군림했고, 맨체스터 시티를 꺾은 FA컵 결승전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구단 역사상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날카로운 드리블과 패스로 리버풀 수비를 흔들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토트넘이 그를 장기적인 팀의 중심으로 점찍은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또다시 협상 테이블에서 뒤처졌다. 에제의 아스널 행이 최초 보도된 직후인 21일 풋볼 런던의 알리스터 골드 기자는 “에제가 아스널을 택한 건 반전이 아니라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토트넘이 조금만 더 일찍, 조금만 더 큰 금액을 제시했다면 팰리스가 버티지 못했을 것이고 아스널이 끼어들 틈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영국 BBC 역시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매체는 “레비 체제에서 토트넘은 재정·성적 측면에서 성장했지만, 여전히 이적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며 “레비는 자신을 ‘항상 개입하는 인물’로 내세워왔지만, 그의 24년 집권은 다른 클럽들과의 관계를 끊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프리미어리그 구단주들은 레비와 거래하면 ‘혹독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이제 모두가 지쳤다. 한때 협상의 귀재라 불리던 그는 스트리밍 시대의 VHS 같은 존재가 됐다”며 “지금은 ‘레비를 거절하는 것’이 다른 구단에겐 트로피가 됐다. 그는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그래야 토트넘이 본연의 축구 클럽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레비 회장이 토트넘을 재정적으로 안정시켰고,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완공한 주역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축구 클럽의 본질은 사업 이전에 ‘축구’에 있다는 점에서 그의 리더십이 한계에 봉착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BBC는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인 지금이 토트넘에게 레비 이후 새로운 도전을 모색해야 할 시점임을 강조한 셈이다.
과연 이적시장 종료까지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토트넘이 대안 영입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가디언 캡처, 라이브스코어,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