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박찬호 울리고, 아들은 이정후 동료 홈런 빼앗고' 타티스 주니어, 환상적인 수비로 플래티넘 글러브 출신 증명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로부터 한 이닝 동안 만루 홈런 2개를 날려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페르난도 타티스의 아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엄청난 수비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울렸다.
타티스 주니어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1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놀라운 장면은 1회 초부터 등장했다. 1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라파엘 데버스는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JP 시어스의 스위퍼를 퍼 올려 우측 담장 근처로 향하는 강한 타구를 날렸다. 이때 타티스 주니어가 낙구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농구 선수와 같은 점프력으로 타구를 낚아챘다.
메이저리그 분석 전문 '베이스볼 서번트(Baseball Savant)'에 따르면 데버스의 이번 타구는 17개 구장에서 홈런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타구였다. 펫코 파크에서도 가만히 놔뒀다면 홈런으로 남을 공이었으나 타티스 주니어가 이를 저지했다.


경기 후 타티스 주니어는 "처음부터 공을 노리고 있었을 뿐"이라며 "벽에 가까이 있으면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발 투수에게 캐치를 해줄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예술적인 폼"이라며 "무엇보다 타이밍과 운동신경이 중요하다"라며 타티스 주니어의 수비에 찬사를 보냈다.

타티스 주니어의 수비는 우연이 아닌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MLB.com이 그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타티스는 어린 시절 뉴욕 1층의 아파트에 살면서 1층보다 조금 더 높은 벽 근처에 공을 던지고 벽을 뛰어넘어 공을 잡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다.
타티스 주니어의 이번 수비가 더 값진 이유는 최근 샌디에이고가 5경기 연속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기 때문이다. 해당 경기에서 이들은 1승 4패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타티스 주니어가 이를 사전에 차단하며 흐름을 단숨에 바꿨다.

종전부터 타티스 주니어는 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었다. 가끔 무리한 플레이로 실수를 범하는 경우도 있으나 지난 2023시즌 우익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포함해 리그에서 가장 수비력이 좋은 선수에게 주는 플래티넘 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타티스는 이날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리며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 공식 중계장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