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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문성민, 후배들 깨운 한 마디 "대한항공에 되갚아주자"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스포츠뉴스 0 255 04.02 06:00

(천안=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올 시즌 남다른 각오로 우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는 팀 내 최고참 문성민(38)을 위해서다.
현대캐피탈의 프랜차이즈 스타 문성민은 지난 달 은퇴를 발표한 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3월 20일 OK저축은행과 홈 경기를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출전은 포기했다. 우승을 노리는 팀과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성민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코치 역할을 자청해 후배들의 훈련을 도왔다.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 현장에 사비를 털어 커피차를 보내기도 했다.
조금이라도 후배들에게 힘이 되길 바랐다.
그는 경기 직전 후배들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문성민은 "그동안 대한항공에 많이 졌으니 오늘 꼭 되갚아주자"라고 격려했다.
현대캐피탈 주포 허수봉은 "문성민 형의 한마디를 듣고 과거 대한항공에 당했던 감정들이 올라오더라"라며 "모든 선수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목청 높여 후배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문성민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대한항공을 세트 점수 3-1로 격파하고 챔피언결정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뽑힌 허수봉은 "문성민 형은 정규시즌 경기를 끝으로 은퇴했지만,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꾸준히 운동했다"라며 "마치 코치님처럼 선수들에게 공을 때려주는 등 함께 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은 형과 함께하는 마지막"이라며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성민의 '한마디'를 듣고 각성한 허수봉은 이날 블로킹 2개, 서브 에이스 1개를 합해 17득점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정규리그 경기를 마친 뒤 오랜 기간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아서 경기 감각이 약간 떨어져 있었다"라며 "발을 많이 움직이면서 회복하려고 노력했는데, 첫 경기를 잘 끝내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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