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15연패 불명예 韓 신기록→2군행 '박찬호 조카' 김윤하, 퓨처스 첫 등판 '9실점' 패전 쓴맛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아파도 너무 아프다. 키움 히어로즈 2년 차 투수 김윤하가 올 시즌 퓨처스리그 첫 등판에서도 패전의 쓴맛을 봤다.
김윤하는 2일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 선발투수로 나서 4이닝 9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9실점(7자책)으로 부진했다. 팀이 3-13으로 대패해 김윤하는 패전투수가 됐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회 초 두산의 1번 타자로 나선 베테랑 거포 양석환을 상대로 타이밍을 뺏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다음 타자부터 다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추재현의 빗맞은 약한 타구를 직접 처리하려고 글러브를 뻗었으나 타구가 마운드에서 튀어 오르며 뒤로 흘렀다. 유격수가 타구를 잡고 1루로 던졌지만, 추재현의 발이 더 빨리 내야안타가 됐다.
찜찜한 안타를 허용한 김윤하는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김민혁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주양준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기연을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간 김윤하는 폭투로 허무하게 실점했다. 이어 중견수 뜬공으로 희생플라이 2점째를 허용했다. 이어지는 2사 2루 위기서 김대한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추가점을 내줬다.
1회에만 3점을 내준 김윤하는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았다. 2회 박지훈을 1루수 땅볼, 김준상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5구 만에 2아웃을 잡았다. 양석환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김윤하는 추재현을 1루수 땅볼로 막고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3회는 더욱 손쉽게 정리했다. 김민혁을 헛스윙 삼진, 주양준을 1구 만에 우익수 뜬공, 김기연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공 9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가져갔다.

순항하던 김윤하는 4회 다시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김대한과 7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선우를 유격수 파울뜬공 처리한 그는 박지훈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1사 1, 3루에 몰렸다.
실점 위기에서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김준상의 타석에서 3루 주자를 견제하려던 김지상의 송구가 빗나가며 외야로 흘렀다. 그사이 3루 주자는 홈을 밟았고, 2루 도루를 시도했던 1루 주자 박지훈은 3루까지 진루했다. 1사 3루서 김윤하는 김준상에게 좌전 적시타로 5점째를 내줬다. 이후 양석환을 3구 삼진, 전다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추가 실점 없이 길었던 4회를 정리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윤하는 홍성호와 주양준을 모두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김기연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에 몰린 그는 김대한에게 적시타를 맞고 6번째 점수를 허용했다. 87구를 던진 김윤하는 더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무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조성훈이 3명의 주자를 모두 들여보내면서 김윤하의 실점은 9점까지 올라갔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미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5촌 조카로 주목받은 김윤하는 장충고를 졸업하고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 지명 순위와 계약금(2억 원)에서 알 수 있듯 그를 향한 기대는 매우 높았다.
그는 지난해 19경기 1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04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선발로 나선 12경기 중 7경기를 6이닝 이상 소화했고, 7이닝을 던진 경기도 4경기나 될 정도로 '이닝 이터'의 면모를 뽐냈다.

2025년 키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한 김윤하는 15경기서 승리 없이 10패, 평균자책점 6.31로 호된 성장통을 겪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세 차례 기록했으나 승리와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8월 7일 SSG 랜더스전 패전을 시작으로 올해 6월 17일 SSG전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5패를 떠안았다. 선발로만 15연패를 기록한 것은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다.
6월 24일 KIA 타이거즈전(4이닝 5실점)에서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김윤하는 결국 지난달 2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군으로 내려온 뒤 올 시즌 처음으로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선 그는 이번에도 승리의 달콤함이 아닌 패배의 쓴맛을 느껴야 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