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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포인트가드' 김태술 감독의 퇴장…경험 부족 부각돼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스포츠뉴스 0 25 04.11 03:00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소노가 10일 '초보 사령탑' 김태술 감독과 이른 결별을 선택했다.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구단 사정상 지도자로서 경험 부족을 드러낸 김태술 감독과 동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술 감독이 지휘한 소노는 올 시즌을 8위(19승 35패)로 마쳤다.
전임 김승기 감독 체제에서 올 시즌을 맞은 소노는 5승 5패를 기록했다. 김태술 감독의 성적은 14승 30패였다. 승률은 31.8%였다.
김태술 감독 부임 전후 소노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3점 비중의 감소였다.
올 시즌 첫 10경기에서 10개 팀 중 최다인 평균 31.2개 3점을 쏜 소노는 김태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44경기에서는 평균 28.5개 3점을 던졌다.
3점뿐 아니라 전체적인 필드골 시도 규모가 평균 72.1개에서 67.4개로 줄었다. 어느 정도는 김태술 감독이 의도한 변화였다.
김태술 감독은 지난해 11월 데뷔전이었던 원주 DB전 당시 "나는 경험이 없다. 감독이라기보다는 포인트가드라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슛을 많이 쏘는 것보다 동료들이 인지할 수 있는 슛을 던지자고 선수들에게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무리한 공격'을 지양하겠다는 뜻을 시작부터 강조한 것이다.
현역 시절 프로농구를 주름잡은 포인트가드였던 김태술 감독은 번뜩이는 패스를 선보이면서도 안정적 경기 운영을 중시하는 '정통 포인트가드'로 분류됐다.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활동할 때도 가드가 빅맨에게 제때 패스를 공급하거나 과감한 슈팅보다는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때 칭찬하는 등 전통적인 농구에 대한 지지를 보여왔다.
김태술 감독과 함께 소노에 합류한 박찬희 코치도 DB 전 당시 "감독님은 소노가 흐름에 맞지 않은 공격을 너무 많이 했다고 본다. 약속되지 않은 플레이를 경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선수 때 형성한 '정통 포인트가드 정체성'이 지도자로서 농구 철학으로 여과 없이 변환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1년 은퇴한 김태술 감독은 중, 고교나 대학팀에서 감독으로 선수단을 지휘해본 이력 없이 3년여 만에 프로팀 사령탑 자리를 받았다.
코치로 지도하거나 전력분석원으로 KBL 등 각국 리그에서 나타나는 현대 농구의 변화상을 현장에서 깊게 공부해 볼 기회가 없었다.
문제는 소노가 김태술 감독이 현역으로 활약했던 2010년대에 중용받던 정통 포인트가드와 거리가 먼 유형의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팀이라는 점이었다.
이정현과 이재도,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필리핀 국가대표 포워드 케빈 켐바오 등은 개인 공격력을 토대로 코트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
김태술 감독은 지난 2월 울산 현대모비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도 "가고자 하는 방향은 '나보다 좋은 위치의 선수에게 패스한다'는 것"이라며 자기 공격에 집중하는 선수들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승기 감독이 선수 폭행 논란에 휩싸여 사퇴하자 분위기 쇄신을 위해 김태술 감독을 깜짝 선임한 소노는 한 시즌이 끝나면서 사령탑의 지도 역량 측면에서 또 한 번 고민에 빠졌다.
소노는 리그 최고 공격력을 보유한 이정현과 켐바오를 중심으로 당분간 선수단을 꾸려야 한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 평균 득점 20점을 넘겨 리그 최고 가드로 우뚝 섰고, 켐바오도 올 시즌 평균 16.9점 6.3리바운드로 인상적인 공격력을 뽐냈다.
가드진에게 정통 포인트가드로서 '패스 공급' 임무를 주문했던 김태술 감독도 시즌 막판 이정현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짜오는 등 변화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실제로 5라운드 10.2점에 그쳤던 이정현의 평균 득점은 6라운드 들어 20.0점으로 대폭 상승했다. 소노의 팀 득점도 78.2점에서 87.3점으로 크게 올랐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항의 시위를 겪기도 한 김태술 감독은 선두 서울 SK를 96-71로 꺾은 지난 6일 "공부가 많이 됐던 시즌"이라며 지도자로서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소노로서도 김태술 감독의 '성장'을 마냥 낙관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동년배 선수들이 군에 입대하기 시작한 이정현과 켐바오가 몇 시즌을 함께 뛸지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태술 감독의 지도력이 올라오길 기다릴 수만은 없었던 걸로 보인다.
소노는 10일 "어려운 시기에 팀을 맡아 준 것에 대해 감사하지만, 선수와 구단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며 약 5개월 만에 김태술 감독과 결별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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