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슨 전에 그가 있었다’ ERA 3.76에도 쫓겨난 前 KIA 투수, 1년 새 한 팀과 5번째 계약→빅리그 재도전

[SPORTALKOREA] 한휘 기자=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애매한 활약 탓에 방출당했다. 그가 떠난 후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놀랍게도 터커 데이비슨(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마이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LA 에인절스가 지난해 12월 23일(이하 한국시각), 우완 투수 숀 앤더슨과 마이너 계약을 맺은 사실이 9일 현지 언론 등의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2016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을 받은 앤더슨은 여러 팀을 떠돌다가 2023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됐다. 신규 선수 연봉 상한선인 100만 달러(약 14억 5,000만 원)를 꽉 채울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성과는 미묘했다. 4월까진 호투했으나 5월 들어 갑작스럽게 부진에 시달렸다. 2군에서 재조정을 거친 후 반등하기 시작했지만, 외국인 투수에게 요구되는 위압감이 조금 아쉽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이에 앤더슨의 거취를 두고 고민하던 KIA는 결국 교체를 택했다. 2022년 KIA에서 좋은 투구를 펼친 토마스 파노니가 미국에서 FA 자격을 얻은 것이다. 끝내 7월 6일부로 KIA는 앤더슨을 방출하고 파노니를 재영입했다.
방출 시점에서 앤더슨의 성적은 14경기 79이닝 4승 7패 평균자책점 3.76이다. 승운이 없었을 뿐이지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세부 지표도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영입 당시의 기대치에 못 미친 것도 사실이다.

여러모로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였던 데이비슨과 비슷한 행보다. 데이비슨 역시 잠재적인 1선발감으로 기대를 모으며 합류했고, 시즌 초에는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이후 다소 애매한 투구 내용이 문제가 돼 방출당했다.
방출 시점에서 데이비슨의 성적은 22경기 123⅓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65다. 앤더슨보다도 더 빼어나다. 하지만 10승을 달성하고도 중도 방출당하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됐다.
흥미로운 점은 앤더슨과 데이비슨 모두 결과적으로 구단이 내린 교체 판단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데이비슨을 내치고 영입한 벨라스케즈가 평균자책점 8.23으로 무너져 내렸다. 롯데 역시 8월에 12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데이비슨의 저주’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결국 롯데는 한때 3위를 달리던 것이 무색하게 7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런데 2023년 KIA 역시 앤더슨의 방출이라는 승부수를 띄웠음에도 한 경기 차로 6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대체자의 활약이 애매했던 점도 비슷하다. 파노니는 16경기(15선발) 82⅓이닝 6승 3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승운과 이닝 소화력을 제외하면 앤더슨보다 크게 좋은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 아도니스 메디나의 대체자로 데려온 마리오 산체스가 부진한 것이 ‘결정타’였다.
KIA를 떠난 앤더슨은 2024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뛰었고, 지난해 2월 에인절스와 계약했다. 불안한 입지를 보여주듯 양도지명(DFA) 이후 방출됐다가 마이너 계약을 다시 맺기를 시즌 중 3번이나 반복했다.
시즌 후 다시금 방출당한 앤더슨이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에인절스와의 재계약이었다. 이리하여 근 1년 사이에 한 팀에서 4번 방출당하고 5번 계약하는 진기록을 쓰게 됐다.

사진=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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