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5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완장을 차고 프로야구 무대에 입성한 정현우(18·키움 히어로즈)가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공 122개를 던졌다.
팀이 앞선 상황에서 5이닝을 던져 선발승 요건은 채웠지만, 고졸 신인의 데뷔전으로는 너무 많은 공을 던져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정현우는 26일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8개와 볼넷 7개를 내주고 6실점(4자책) 했다. 삼진은 4개를 잡았다.
이날 122개를 던진 정현우는 'KBO리그 고졸 신인 데뷔전 투구 수 2위'라는 달갑지 않은 진기록을 세웠다.
이 부문 최다 기록은 1991년 4월 24일 부산 사직 OB 베어스전에서 롯데 신인 김태형이 던진 135개(9이닝 1실점)다.
정현우는 김수경이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1998년 4월 17일 인천 쌍방울 레이더스전에서 남긴 120개(6⅓이닝 3실점)를 넘어 고졸 신인 데뷔전 투구 수 2위에 자리했다.
왼손 투수 정현우는 즉시 전력감이 어느 해보다 많다고 평가받은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의 영예를 누렸다.
시범경기에서 3경기 11이닝 6피안타 2실점(1자책), 10탈삼진, 평균자책점 0.82로 호투한 그는 키움의 4선발로 프로 첫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정현우는 1회말 첫 타자 최원준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다음 타자 패트릭 위즈덤에게 시속 143㎞ 직구를 던지다가 좌익수 쪽 2루타를 맞았다.
정현우의 폭투로 3루에 도달한 위즈덤은 나성범의 1루수 앞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정현우는 최형우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에 몰렸고, 이우성에게 커브를 공략당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변우혁을 시속 143㎞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길었던 프로 첫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첫 타자 김태군을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3루수 여동욱의 송구 실책이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정현우는 윤도현과 최원준을 연속해서 내야 땅볼 처리해 아웃 카운트를 늘렸지만, 최원준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위즈덤과 나성범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정현우는 최형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2회에 내준 2점은 실책이 빌미가 된 '비자책점'이었다.
3회에도 정현우는 2사 만루에 몰렸지만, 이번에는 위즈덤을 시속 122㎞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처음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4회 첫 타자 나성범에게 볼넷을 내준 정현우는 최형우, 김선빈, 이우성을 모두 범타 처리해 두 번째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4회까지 공 93개를 던진 정현우는 5회에도 등판했다.
키움이 11-4로 앞선 터라 정현우는 리드를 지킨 채 5회를 마치면 선발승 요건을 채울 수 있었다.
정현우는 5회에도 2사 만루에 처했고, 나성범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정현우는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막고, 힘겹게 5이닝을 채웠다.
5회말까지 11-6으로 앞선 키움이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하면, 정현우는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34번째 신인이자, 12번째 고졸 신인이 된다.



키움 정현우, '고졸 데뷔전 투구 수 2위' 122개…5이닝 6실점(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