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수련법’ 효과 다했나, 2경기 내리 무너진 한화 78억 사이드암…단독 선두 수성하려면 ‘부활투’ 절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한화 이글스가 선두 자리를 수성하려면 ‘78억 사이드암’의 반등이 절실하다.
한화 엄상백은 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한화는 2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46승 1무 33패(승률 0.582)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도전자들의 추격이 만만찮다. 2위 LG 트윈스(45승 2무 34패)와 1경기, 3위 롯데 자이언츠(44승 3무 35패)와 2경기 차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NC와의 3연전에서 최소한 위닝 시리즈를 수확해 격차를 벌리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전날 목지훈의 호투에 타선이 꽁꽁 묶이며 0-2로 져 시리즈 전적이 1승 1패가 됐다. 오늘 경기를 절대 내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선발 투수 엄상백의 반등이 절실하다. 엄상백은 올해 리그 최고로 꼽히는 한화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옥에 티’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는 신세다.
KT 위즈 시절 불펜 요원으로 오래 활약했던 엄상백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021시즌부터 다시금 선발 도전에 나섰다. 4시즌 동안 92경기(79선발) 461⅓이닝 35승 19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호투하며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29경기 156⅔이닝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로 다소 부침을 겪은 채로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마운드 보강을 원하던 한화는 그전까지 엄상백이 보여 준 활약을 믿고 4년 총액 78억 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왔다. 엄상백은 13경기 57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6.16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애초에 지난해부터 전조가 보였다. 엄상백은 지난 시즌 피안타율 0.266, 피OPS 0.763, 9이닝당 피홈런 1.49개를 기록했다. 직전인 2023시즌(피안타율 0.241, 피OPS 0.633, 9이닝당 피홈런 0.48개)과 비교해 눈에 띌 정도로 지표가 나빠졌다.
명백하게 구위 하락의 징조를 드러냈음에도 한화가 무리해서 영입한 대가는 컸다. 엄상백은 올 시즌 피안타율 0.316, 피OPS 0.891, 9이닝당 피홈런 1.42개로 여전히 구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해보다 올해 투고타저 양상이 강해졌음을 고려하면 성적 하락이 더욱 도드라진다.
구위가 올라오지 않으니 프로 초년생 시절 지적받던 들쭉날쭉한 제구력이 다시 부각 되고 있다. KT에서의 최근 3년간 엄상백의 9이닝당 볼넷은 3개를 넘긴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3.63개로 급증했다.

엄상백은 지난 5월 중순 1군에서 말소돼 2군에서 2주가량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5월 31일 1군 복귀 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8(16이닝 6실점)으로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2군 수련법이 효과를 다 했는지 최근 2경기에서는 도합 8⅔이닝 10실점(9자책)으로 다시 흔들리는 모양새다.
한화가 선두 자리를 수성하려면 엄상백이 살아나야 한다. 한화는 올 시즌 타선이 다소 빈약해 팀 평균자책점 1위(3.43)를 달리는 투수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 만큼 호투하던 투수들이 언제 지쳐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다.
마운드에 의존하는 팀이 마운드 붕괴를 겪으면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자명하다. 그렇기에 한 명이라도 더 좋은 투수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팀에게는 중요한 과제다. 엄상백이 부진을 탈출하기만 한다면 여름철을 앞두고 시원한 아이스팩을 가득 보충하는 효과가 날 것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