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역사상 최고' 158km 쾅! 좌완 강속구 괴물이 나타났다! 빅리그 경험無 롯데 감보아, 대체 외인 신화 쓴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롯데 자이언츠 역사상 최고의 대체 외국인 투수가 등장했다. 알렉 감보아의 상승세가 식을 줄 모른다.
감보아는 지난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1회 초부터 감보아의 투구는 위력적이었다. 선두 타자 신민재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뒤 김현수, 문성주에게 연속해서 154km/h 패스트볼을 던졌다. LG 타선은 이에 꼼짝 못 하며 삼진 아웃을 당했다. 2회에는 공 6개로 3명의 타자를 모두 땅볼로 처리했다.
3회 감보아는 첫 위기를 맞았다. 1사에서 송창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신민재에게 안타를 내줘 2사 1, 2루에 몰렸다. 위기에서 꺼낸 카드는 패스트볼이었다. 김현수에게 154km/h 몸쪽 패스트볼을 붙여 중견수 플라이로 이닝을 정리했다. 4회에도 감보아는 2사 1, 3루 상황을 맞이했으나 김주성을 2루 땅볼로 막아 이닝을 종료했다.

감보아로선 5회가 최대 위기였다. 2아웃까진 깔끔하게 막았지만, 신민재, 김현수, 문성주에게 연속 출루를 허용했다. 2-0으로 앞서고 있지만 까딱하면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 그는 문보경에게 초구부터 155km/h 패스트볼을 던져 상대를 당황하게 했다. 놀란 문보경은 갖다 맞추기에 급급했고, 이는 유격수 땅볼로 이어졌다.
6회에 이어 7회에도 올라온 감보아는 이번에도 2아웃을 잡은 뒤 김현수, 문성주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투구수가 100개에 근접하면서 공의 위력이 떨어져 가는 시점. 롯데는 곧바로 최준용을 투입했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이닝을 종료했다. 8, 9회를 2점으로 막은 롯데는 LG에 5-2로 승리했다.
이날 감보아의 최종 성적은 6⅔이닝 6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출루 허용이 많았지만,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슬기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또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8km/h를 기록해 국내 데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팀 오클라호마 소속이었던 감보아는 지난 5월 말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롯데에 합류했다. 당시 롯데는 이적료까지 투자할 만큼 감보아 영입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좌완 파이어볼러 유형임에 더해 최근까지 선발 투수로 활약해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KBO로 건너온 감보아는 데뷔전에서 사소한 투구 동작으로 낭패를 봤다. ‘폴더 인사’를 하는 동작으로 투구 시간이 길어지는 부분을 삼성 라이온즈 주자들이 적극 활용했다. ‘트리플 스틸’을 당하는 등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며 4⅔이닝 4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곧바로 자신의 약점을 파악한 감보아는 개선에 나섰다. 이후 약점이 없는 투수로 변했다. 지난 6월에는 5경기에 나서 31⅓이닝 5승 무패 30탈삼진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그는 최근 KBO에서 발표한 6월 월간 MVP 후보에 올랐다. 이어 이번 등판에서 무실점 승리를 따내며 6연승을 질주했다.
감보아의 활약에 롯데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팀 창단 이래 역대 대체 외국인 선수 중 이정도의 임팩트를 남긴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정도면 대체 외인 신화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