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오명 벗나? 사이영상 투수 블레이크 스넬, 불펜서 94마일 찍고 실전 투구 임박...선발 복귀 청신호?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사이영상 투수’ 블레이크 스넬(LA 다저스)이 드디어 복귀 궤도에 올랐다.
불펜 피칭에서 시속 94마일(약 151.3km)을 찍고 곧 타자를 상대로 실전 투구에 나설 예정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다저스지만, 스넬을 비롯해 타일러 글래스노우, 사사키 로키 등이 여전히 부상자 명단(IL)에 올라있는 ‘투수 병동’ 상황 속에서 이번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1일(한국시간) 지역매체 '다저블루'에 따르면 스넬은 지난달 29일 불펜 피칭에서 총 36개의 공을 던져 구속을 끌어올렸다. 팀 수석 트레이너 토마스 앨버트는 “스넬의 패스트볼이 시속 94마일(약 151.3km)까지 나왔다. 다저스가 2일 홈으로 돌아오면 타자를 상대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주 로버츠 감독이 “스넬은 아직 시뮬레이션 게임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힌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나온 희소식이다.

스넬은 지난 4월 7일 왼쪽 어깨 염증으로 IL에 올랐고, 5월 18일 60일짜리 IL로 이동했다. 하지만 4월 말 통증 치료를 위해 주사 치료를 받으면서 투구 프로그램이 중단됐고 실제 복귀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행히도 여러 차례 MRI 검사에서 구조적 손상이 발견되지 않아 5월 중순 투구 프로그램을 재개한 스넬은 첫 불펜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시 스넬은 “불펜 피칭이 정말 좋았다. 이제 뭘 해야 할지 감이 온다. 조금 더 밀어붙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팀에서 제동을 걸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빨리 돌아가고 싶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싶다. 다음 불펜에서는 패스트볼과 함께 체인지업도 던져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던질 수 있고 몸 상태가 좋다면, 못 돌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6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은 스넬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치며 9시즌 통산 211경기 1096⅔이닝 76승 58패 평균자책점(ERA) 3.19를 기록했다.
2018년 탬파베이, 2023년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양대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할 정도로 임펙트있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 두 해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130이닝을 넘긴 시즌이 없을 정도로 내구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스넬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5년 1억 8,200만 달러(약 2,537억 원)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단 2경기 출전에 그친 채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다. 결국 내구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먹튀 경고등'이 켜졌다.
스넬의 실전 투구 준비 소식이 전해지며 다저스 팬들의 기대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유리몸 오명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사이영상 투수’의 위력을 마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