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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일부러 조금 만드나"…'띠부씰' 감질나네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스포츠뉴스 0 85 04.12 09:00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오늘도 8개 개봉해봤습니다. 중복으로 나온 것 빼고는 마음에 드네요."(네이버 이용자 '카드**')
"이번엔 마스코트(구단 캐릭터)와 국가대표가 안 보이네요. 모두 '득씰'하세요."(네이버 이용자 '하**')
SPC삼립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협업해 만든 크보빵(KBO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크보빵은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프로야구 9개 구단의 상징 및 특징이 구현된 빵이다.
이 크보빵 열풍의 중심에는 수집욕과 팬심을 동시에 자극하는 '띠부씰'이 있다. 띠부씰은 '떼고 붙이는 씰'의 줄임말로, 얇은 폴리염화비닐(PVC) 재질로 만들어져 구겨지지 않고 탈부착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 '띠부씰'이 사람들을 안달 나게 하고 있다.

◇ 크보빵 사흘만 100만봉 팔려…중고플랫폼서 띠부씰 거래
네이버 띠부씰 커뮤니티에는 크보빵 구매 후기를 적는 이른바 '오띠크'(오늘의 띠부씰은 크보빵) 게시글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이어지고 있다.
'오띠○'은 오늘 얻은 띠부씰을 공유하는 게시글로, 띠부씰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오띠포'(오늘의 띠부씰은 포켓몬), '오띠티'(오늘의 띠부씰은 티니핑) 등 파생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달 9일 크보빵이 출시된 이후에는 '오띠크' 게시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오띠크(오늘의 띠부씰은 크보빵)는 기아 타이거즈 최형우!"(네이버 이용자 '판다**')와 같은 식이다.
수집가들은 스티커 컬렉션을 완성하기 위해, 야구팬들은 자신의 '최애 선수'가 그려진 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빵을 쓸어 담고 있었다.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에는 '16∼19번째 크보빵 결과', '크보빵 20개째' 등 원하는 띠부씰을 구하기 위해 수십개의 빵을 구매했다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야구팬들과 띠부씰 수집가들이 가세하면서 크보빵은 출시 3일 만에 판매량 100만봉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삼립이 출시한 신제품 중 최단기간 기록이다.
크보빵은 각 편의점 앱 검색 1위에 올랐으며, 온라인 중고 플랫폼에는 크보빵 띠부씰을 판매·구매하겠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희소성을 위해 일부러 빵을 적게 생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SPC 관계자는 "현재 생산량보다 많은 발주를 넣고 있으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보빵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은 유행에 동참할 수 없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롯데는 계열사 사업과 겹친다는 이유로 SPC 삼립이 KBO 사무국을 통해 제안한 업무협조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시인사이드 롯데 자이언츠 갤러리에는 "롯데도 자체적으로 크보빵을 내면 안되나",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크보빵에 들어와라" 등 아우성이 이어졌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지난 9일 "롯데 자이언츠 팬들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 국진이빵·포켓몬빵서 시작…"빵보다 띠부씰"
대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띠부씰 빵으로는 1998년 샤니(SPC 계열사)에서 출시한 포켓몬빵이 있다.
SBS TV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김성은 분)가 포켓몬스터에 빠져 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발품을 파는 회차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22년 재출시된 포켓몬빵은 '미달이'와 19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동년배들의 향수를 자극해 띠부씰 열풍을 재현했다.
코 묻은 돈을 모아 하나둘 띠부씰을 모으던 사람들이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10개, 20개씩 빵을 쓸어 담으면서 높은 판매량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포켓몬빵 이전에는 1999년 개그맨 김국진을 캐릭터로 한 '국찐이빵'이 있었다. 연예인 얼굴과 이름을 넣어 출시한 최초의 띠부씰 빵으로,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으로 위기에 놓인 삼립식품(현 SPC삼립)을 살려낸 빵으로도 유명하다.
포켓몬빵 재출시가 성공하면서 2006년 인기를 끌었던 '케로로 빵'도 16년 만에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2022년 편의점 CU는 TV 애니메이션 '개구리 중사 케로로' 캐릭터를 이용한 빵을 출시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때때로 빵 자체보다 띠부씰이 더 주목되는 '주객전도'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포켓몬빵 열풍이 불었던 2022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봉지에서 띠부씰만 빼낸 빵을 편의점 앞에 내다 버린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된 바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품군이 확대된 데 따라 띠부씰이 적용된 제품도 다양해졌다. 도시락부터 계란, 컵·봉지 라면, 과자, 디저트 등 다양한 상품 속에서 띠부씰을 찾아볼 수 있다.

◇ 누구랑 손잡느냐가 관건…지식재산권이 고비용
띠부씰이 동봉된 식료품은 어떤 캐릭터·연예인과 협업했는지가 제품의 핵심 소구 지점이 된다.
지난 2일 SPC 관계자는 "컬래버빵은 단순히 띠부씰을 넣은 제품이라기보다 빵 속에 콘텐츠를 넣은 활동의 일환"이라며 "크보빵은 선수 띠부씰을 통해 고객들끼리 교환하고, 자신만의 팀을 꾸리는 측면의 놀이 요소를 넣은 기획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한 편의점 업계 종사자는 "띠부씰을 생산하는 데에는 큰돈이 안 들지만, 지식재산권(IP) 및 라이선스 계약에 돈이 많이 든다. 어떤 캐릭터 혹은 연예인과 협업하는지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홍보할 때도 이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띠부씰의 마케팅 효과는 판매량으로도 드러난다.
지난 2월 말 방탄소년단(BTS) 진과 협업해 진라면에 띠부씰을 동봉하기 시작한 오뚜기는 약 한달 반 동안 자사몰 기준 판매량이 80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이달 1일 라면 가격 인상을 앞두고 라면을 미리 구매해놓으려는 수요가 몰렸을 수 있으나,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띠부씰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시중에서는 띠부씰 동봉 제품 판매처를 이리저리 찾아다녀야 하지만, 자사몰에서는 곧장 구입이 가능해 BTS 팬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준비한 물량은 이미 다 소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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