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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최장수 체육국장, 이제 당구에 헌신하겠습니다"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스포츠뉴스 0 112 01.18 12:17

체육 공직에서만 10년…경험 살려 대한당구협회 회장 도전장

"당구의 스포츠토토 편입, 사활 걸어야…문체부 기조 맞춘 행정력 중요"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기홍 법무법인 율촌 고문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기홍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7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김기홍(65)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체육 행정의 달인'이자 '비운의 체육국장'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1988년 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그는 체육과 문화, 미디어 전문가로 30년 넘게 일했다.

이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내 체육 실무를 책임지는 '체육국장'으로 역대 최장인 3년 동안 재직했고, 체육을 담당한 시기를 합치면 10년이 넘는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문체부와 국가유산청 퇴직자 모임인 사단법인 문화회 회장으로 재임 중인 그는 오는 23일 치러지는 제3회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대한당구연맹 구조물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기홍 후보

[김기홍 후보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회장 선거는 김 후보와 SOOP(옛 아프리카TV) 서수길 대표이사가 도전장을 내 이파전 구도가 정해졌다.

김 후보는 17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체육 행정만큼은 나만큼 한 사람이 있을까 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가 문체부 체육국장으로 일했던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한국 체육의 전성기라고 부를 만한 시기였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금메달이 나온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사상 최초의 월드컵 원정 16강을 달성한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 2011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모두 김 후보의 체육국장 시절 이뤄진 일이다.

그는 "전체적인 차원에서 체육을 보다가 특정 종목을 맡아서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축구협회 부회장이다. 마침 체육계 선배 한 분이 '체육 행정에 굉장히 전문성 있는 사람이 해보면 좋겠다'고 권유해 출사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기홍 법무법인 율촌 고문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기홍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말하고 있다. 2025.1.17

◇"문체부 시절 발로 따낸 지원금…당구연맹 후원 계획 머릿속에"

체육국장을 무사히 마친 그는 2014년 문체부 관광국장을 거쳐 문체부 차관으로 향하는 길을 걸었다.

이때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1급 공무원으로 승진한 김 후보가 그 적임자로 투입됐다.

문체부를 잠시 떠나면서 '공무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차관 승진은 멀어졌지만, 평창 조직위 사무처장으로 일하며 올림픽 성공에 힘을 보탰다.

특히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말기에 터진 국정농단 게이트 여파로 기업 후원이 뚝 끊기자 그 물꼬를 트는 가장 어려운 역할을 맡았다.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 은행으로 KEB하나은행을 선정하며 협상 실무를 맡은 것도 김 후보다.

그는 "처음에는 공식 후원 은행에 1천억원의 후원금을 기대했다가 500억원으로 낮췄다. 이후 국정농단이 터진 뒤 기업 후원이 뚝 끊겼다"면서 "그래서 하나은행을 찾아가 김정태(현 KLPGA 회장) 회장을 만나서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합병했으니, 올림픽 같은 글로벌 대회는 하나은행이 꼭 지원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기홍 후보 약력

[김기홍 후보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 자리에서 120억원을 약속받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순간 김정태 회장이 "우리가 하나은행이니 '하나하나하나'(111억원)로 하자"고 해서 좀 더 낮춰졌지만, 이후 패럴림픽 때 10억원을 더 지원받아서 120억원을 맞췄다.

김 후보는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신축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당시 국회에서 스포츠토토 지원금으로 노후 경기장을 개·보수하는 법안이 제정됐고, 광주광역시는 낡은 무등경기장 옆에 새 구장을 짓는 안을 제시했다.

문체부 체육국장이었던 김 후보는 "이때 장관께 보고하니 '대통령께서 돈 많은 모기업(KIA)에 맡기라'고 답변하며 난색을 보였다. 그래서 당시 법안 제정 취지를 근거로 스포츠토토 지원금을 받아올 수 있도록 설득해 국고 300억원을 받았다. 덕분에 광주광역시에서 구장이 완공되고 감사패를 주더라"고 밝혔다.

좌초할 뻔했던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는 국비 298억원에 광주광역시 시비 396억원, 민자 300억원으로 총 994억원을 들여 완공됐다.

김 후보는 "문체부 시절 발로 지원금을 따냈던 경험을 대한당구연맹을 위해 쓰고 싶다. 만약 회장이 된다면 어떤 기업을 찾아가 후원을 요청할지 벌써 머릿속에 정했다"고 강조했다.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기홍 법무법인 율촌 고문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기홍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말하고 있다. 2025.1.17

◇"당구의 스포츠토토 편입 완성할 적임자" 자임

당구계의 당면 과제는 당구의 스포츠토토 편입이다.

김 후보는 재임 기간 2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면서 그 가운데 스포츠토토 지원금으로만 70억원을 채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체부와 체육진흥공단은 당구를 포함해 핸드볼, 탁구, e스포츠, 바둑의 스포츠토토 편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 후보는 "당구의 스포츠토토 편입을 완성할 적임자"라고 자임하고는 "작년에 문체부 체육국장을 만나서 '왜 아직 당구는 안 되냐'고 물으니 '대한체육회와 맞서느라 너무 바빠서 못 했다'고 하더라. 제가 회장이 된다면 유인촌 장관을 찾아가서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이야기하겠다. 그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문체부 기조에 맞춘 행정력이 중요하다. 행정 전문가의 경험을 여기서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구가 스포츠토토 종목에 편입되더라도 이용자들은 아마추어 경기를 주관하는 대한당구연맹 주최 국내 대회를 베팅할 수는 없고, 세계캐롬연맹(UMB)이 주관하는 국제 대회 출전 경기만 즐길 수 있다.

김기홍 후보의 공약

[김기홍 후보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래서 현실적으로 프로당구협회(PBA) 경기가 스포츠토토 대상 경기의 90% 이상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우리 아마추어는 선수 육성 등을 목적으로 한 배분금을 기대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당구연맹과 프로당구협회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당구연맹은 2019년 출범한 프로당구협회와 껄끄러운 관계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는 "아마추어 단체와 프로 단체가 협조해야 시너지를 발휘하며 발전할 수 있다. 예전에는 갈등이 있었다고 들었다. 물론 그럴 수 있지만, 당구가 크게 도약하는 이른바 '퀀텀 점프'를 하려면 프로 단체와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아마추어와 프로 단체의 지향점은 다르다. 우리는 아마추어 저변 확대와 유망주 육성, 동호인 활성화, 국제 경쟁력 제고가 중요한 임무다. 아마추어와 프로 단체의 이상적인 공존 사례는 여자프로골프(KLPGA)와 대한골프협회(KGA)로 본다. KLPGA에서 우수한 선수가 꾸준히 나오고 시장이 커지니까 대한골프협회도 어마어마하게 활성화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문체부는 대한당구연맹의 업무를 평가하면서 'PBA와 호혜적인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김 후보는 "당구라는 판 자체를 키우는 게 제 목표다. 당구인들께서 제 진정성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김기홍 "최장수 체육국장, 이제 당구에 헌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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